한국은행이 2조원에 이르는 사상최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6일 “지난해 적자 규모가 1조8,700억원으로 당초 예상치인 1조5,000억원을 훨씬 넘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은은 2004년에 이어 2년 연속적자를 냈다.
한은은 지난해 외화자산 운용 등을 통해 7조4,800억원의 수익을 올렸으나 통화안정증권 발행에 따른 이자, 외국환평형기금 예치에 따른 이자 등으로 9조3,600억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특히 작년 말 통안증권 발행잔액은 2004년 말보다 12조4,000억원이 늘어난 155조2,000억원에 달하면서 이에 따른 이자만 6조1,400억원에 달해 적자의 주요인이 됐다.
통안증권 발행이 급증한 것은 환율 급락을 막기 위해 외환당국이 달러를 대거 매입하는 과정에서 풀려나간 통화를 흡수하는 수단으로 통안증권 발행을 늘렸기 때문이다. 한은이 적자가 난다고 해서 당장 국민경제에 문제될 것도 없고, 환율과 물가안정을 위해 적자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한은이 적자에 대비해 쌓게 되는 적립금이 바닥날 경우 결국 정부재정에서 보전해야 하고, 중앙은행의 대내외 신뢰성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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