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ㆍ31지방선거에서는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기초의원들이 대거 탄생할 전망이다.
올해 새로 당선되는 지방의원부터 무보수 명예직에서 ‘고액연봉’ 유급직으로 전환됨에 따라 대학교수 고위공무원 의사 군사문제전문가 등 다양한 경력을 지닌 각계 인재들이 출마를 선언, 풀뿌리 민주주의에 새 바람을 넣고 있다.
충남 천안시에서는 비뇨기과 전문의와 합창단 지휘자 출신의 교수가 기초의원 자리를 놓고 맞대결을 벌인다.
개업의 7년차인 박중현(38)씨는 “정치와는 담쌓고 살아온 초보이지만 천안시의 보건의료행정 수준을 한단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한나라당에 입당한 후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
여기에 맞서 국민중심당 후보로 나설 대항마는 백석대 정승택(46) 교수다.
현재 ‘천안사랑의 부부합창단’과 ‘충남교사 합창단’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정 교수는 “인구 50만명을 넘어 빠르게 성장하는 천안시에서 문화ㆍ예술분야가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봉사하겠다”고 출마배경을 설명했다.
경북 포항시에서는 억대연봉을 받는 기업임원이 자리를 던지고 기초의원에 나섰다.
삼정피앤에이 상무 출신으로 포항시 ’바’선거구 기초의원에 출사표를 던진 이동우씨는 “기업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로 지역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며 전의를 다졌다.
경북 김천시 ‘바’선거구에 출마할 예정인 문재원(57)씨는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으로 금릉문화원 사무국장을 지낸 향토사학자다.
문씨는 “한 평생 김천시에서 살아오면서 향토사 연구와 농촌 빈곤 타파를 위해 뛰어다녔다”면서 “마지막으로 고향을 위해 일해볼 작정”이라고 말했다.
또 국세청에서 20년간 재직한 후 세무사로 일하는 박경일(51)씨는 광주 서구 기초의원에 출마하겠다며 민주당에 공천을 신청했다.
박씨는 “지방자치단체의 지방세 부과 및 징세 업무 처리가 허술한 것을 현장에서 지켜보았다”며 “지자체 세정업무를 제대로 감시ㆍ견제하고 싶어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육군대령 출신인 이대윤 국방대학원 군사문제 연구원은 대구 북구 기초의원, 기자출신 주부인 김은희씨는 동구 기초의원, 모 대기업 과장인 이성오씨는 수성구 기초의원으로 나가기 위해 공천을 신청했다.
2002년 기초의원 당선자 가운데 전문가 그룹은 1.2%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 전문가들이 대거 출사표를 냄에 따라 10% 벽이 깨질 것으로 보인다.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최진혁 교수는 “인적자원이 빈약했던 기초의회에 전문직이 다수 진출하게 되면 의정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전문가들이 국회의원 등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기초의원을 활용해 기초의회가 지나치게 정치화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광주=김종구기자 sori@hk.co.kr 천안=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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