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시민단체 간부와 기업 최고경영자들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헌납한 8,000억원을 ‘정부나 삼성을 뺀 제3의 관리기구’가 맡아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5면
한국일보가 5일 이 회장과 삼성그룹의 8,000억원 헌납 한 달을 앞두고 시민단체와 학계 인사 30명, 경제계 인사 25명 등 55명을 대상으로 바람직한 기금 사용처와 운영 주체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 같은 의견이 나왔다.
우리 사회의 진보와 보수 성향을 대변할만한 이들 2개 응답자 그룹은 헌납에 대한 평가와 운영 주체 명칭에 대해서는 엇갈렸으나 기금의 운영 주체와 사용처 등 주요 사안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적절한 사회적 논의를 거치면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
8,000억원의 바람직한 운영 주체에 대해 시민단체ㆍ학계는 70%가 ‘사회 명망가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제3의 관리기구’를 지지했다. 재계도 절반이 넘는 56%가 ‘제3자 주도’ 방식을 첫손으로 꼽았고, 다음으로는 ‘삼성 주도’(36%)를 선호했다.
기금 사용처에 대해서도 양측이 비슷했다. 시민단체ㆍ학계는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저소득층 보조’(30.0%)와 ‘장애인ㆍ소년소녀가장 등 절대 빈곤층 지원’(23.3%), 교육사업(13.3%) 등을 지지했고, 최고경영자들도 교육에 좀더 비중을 뒀을 뿐 대체로 유사했다.
그러나 기금 명칭에 대해서는 일반의 예상과 달리 재계가 ‘삼성과 관계 없이 국민 여론을 수렴해서 결정“(36%)을 많이 꼽은 반면 시민단체ㆍ학계는 ‘삼성과 정부ㆍ사회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43.4%)할 것을 지지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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