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국무총리가 ‘3.1절 골프파문’에 책임을 지고 노무현 대통령에 사의를 표명한데 이어 대국민사과 입장을 밝혔다.
이 총리는 5일 이강진 총리 공보수석을 통해 “사려 깊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본인의 거취문제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해외순방(6~14일) 후 대통령께 말씀 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 총리는 4일 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사과의 뜻을 전하고 사의를 표명했으며 노 대통령은 “다녀와서 보자”고 말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이 총리가 ‘순방 이후 거취문제 결론’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은 비판여론을 의식, 일단 사의 표명의 모양새를 갖추되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최종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시간벌기 차원의 고려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도 “대통령은 이 총리가 더 국정을 이끌어 주었으면 한다”고 말해 노 대통령이 순방 기간 중 비판여론이 가라앉으면 귀국 후 이 총리에 대해 질책과 경고를 하는 대신 유임시킬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이 총리에 대한 사의 반려 시 야당의 사퇴공세와 여론 악화로 지방선거에서 큰 부담을 안을 것으로 판단, 사표 수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어 노 대통령의 최종 선택이 주목된다.
한편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이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공직자 먼저 스스로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며 이 총리의 처신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정 의장은 또 이 총리의 대국민사과에 대해 “이 총리가 그 동안 고심을 많이 한 것으로 안다”면서 “국민 앞에 겸손한 마음으로 결정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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