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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철의 정치논평] 李총리를 위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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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철의 정치논평] 李총리를 위한 변명?

입력
2006.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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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사회의 중요한 현상은 반핵반김모임과 같은 냉전세력의 조직화이다. 과거 극우반공체제 아래서 기득권을 누리며 조직화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던 이들이 연이은 대선 패배 후 위기의식을 느끼고 조직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전쟁 후 극우반공주의의 독무대로 변했던 한국사회에서 진보세력이 부활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은 역설적이게도 전두환이었다. 전두환과 신군부는 광주학살을 통해 좌파가 부활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해줬다.

●국보법·한나라당의 구원투수

그렇다면 2004년 정기국회에서 노무현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했던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좌초시킨 사람은 누구일까? 이 또한 엉뚱하게도 이해찬 총리이다.

이 총리는 국보법 폐지에 한나라당이 극력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닌 밤중에 홍두깨 격으로 차떼기당 운운하며 불필요하게 한나라당을 공격했다. 한나라당으로서는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격으로 사과를 요구하며 국회를 공전시켰다.

결국 여당은 국회를 정상화하기 위해 국보법 폐지 등 개혁법안을 일방처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 했다. 이로써 국보법 폐지라는 역사적 과제는 물 건너가고 만 것이다. 이를 생각할 때마다 화가 나며 이 총리가 여권에 위장취업한 한나라당의 비밀당원이 아닌가 하는 엉뚱한 생각까지 하게 된다.

이 같은 전력의 이 총리가 다시 한번 위기에 처한 한나라당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현재 한나라당은 최연희 의원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으로 지방선거를 앞두고 절대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 총리가 한나라당의 홍준표 의원과 국회에서 불필요하게 정제되지 않는 논쟁을 하는가 하면 그 다음날에는 철도파업의 비상상황에서, 그것도 부적절한 사람들과 골프를 침으로써 한나라당에 위기탈출의 호재를 제공해준 것이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이미 한두 번도 아니고 다섯 차례나 골프 문제로 곤욕을 치른 바 있고 3~4일 전도 아니고 바로 전날에 사기브로커 윤상림과의 골프 회동으로 홍 의원의 공격을 받은 이 총리가 철도파업에도 불구하고 다시 골프를 친 이유이다.

군부대 오발사고 희생자 조문 직전 골프, 대형 산불시 골프, 집중호우 피해상황에 골프, 철도파업 골프, 봉황 문양 골프공 선물 수령, 윤상림과 골프회동 등 여섯 차례에 걸친 그의 골프 구설수를 보고 있노라니, 기네스북에 공직자 골프 구설수 부문을 만든다면 단연 세계기록 보유자로 등재될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 총리가 골프를 친 것은 이미 해놓은 약속 때문이라는 것이 총리실의 변명이지만 이는 말이 되지 않는다. 이 총리가 “철도파업으로 약속을 지키기 어려우니 다음에 치자”고 약속을 변경했다면 골프를 치기로 했던 부산지역 상공인들이 오히려 총리의 나라 사랑에 감격했을 것이다.

영민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이 총리가 이 모두를 모를 리 없다는 점에서 이 총리가 골프를 강행한 것은 자신을 희생해 위기의 한나라당을 도와주기 위한 숭고한 뜻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된다.

●제 정신이면 골프칠 수가 없어

아니 이총리가 치매를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치매가 아니라면 이미 5번이나 곤욕을 치르고 바로 전날도 이 문제로 난리를 치고도 그 다음날 다시 골프를 칠 수는 없다.

이 점에서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치매 운운해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은 엉뚱한 사람을 치매환자로 지목한 것이다. 그리고 치매에 의한 행동을 우리가 비판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이제 이 총리의 골프 소동을 우리 모두 너그럽게 용서해줄 필요가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위기 탈출을 도와주고 있는 고마운 이 총리에 대해 해임건의안 검토 등 공세를 중단해야 한다. 정치적으로도 이 총리가 계속 총리에 머물며 사고를 쳐주는 것이 한나라당에 유리하지 않은가?

서강대 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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