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인도·히말라야로 떠나는 사람들/ 어떻게 살지…죽음이란 뭔지…그곳에서 답을 찾았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인도·히말라야로 떠나는 사람들/ 어떻게 살지…죽음이란 뭔지…그곳에서 답을 찾았다

입력
2006.03.04 00:00
0 0

중앙 일간지에서 특파원까지 지낸 이영이(42)씨는 지금 의학전문대학원 진학을 준비중이다.

사십을 넘긴 그가 인생을 바꾼 것은 히말라야 때문이다. 지난해 1월 의료봉사단체와 함께 네팔을 찾았던 그는 거대한 자연 앞에 숙연해졌고, 열악한 환경에서도 행복해하는 네팔인들을 보며 삶을 다시 생각했다고 한다.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새삼 실감했습니다.” 그들과 나누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그는 17년 기자 생활을 접고, 더 늦기 전에 해야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는 의사가 되면 자신이 필요로 하는 곳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할 계획이다.

이씨처럼 인도, 히말라야 여행을 계기로 인생의 진로를 아예 바꾸거나 전보다 삶이 충만해졌다는 사람들이 많다. 언제든 마음과 영혼의 고향인 그곳으로 달려가고 싶다는 이들. 인도와 히말라야에 중독된 사람들이다.

방사선과 의사인 임현담(51)씨는 15년째 히말라야를 순례하고 있다. 매년 짧게는 한 달, 길게는 한 철씩 히말라야의 품에 안겼다 온다. 30대 중반의 개업의 시절, 임씨는 수없이 많은 암환자들을 접했다. “죽음은 그들만의 것이 아닌데….” 점차 죽음에 대한 공포가 밀려들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도 많아졌다. 누군가 인도에 가면 답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1990년 난생 처음 배낭 하나 둘러메고 인도로 갔고, 오랜 시간 죽음의 답을 찾아 헤맸다. 히말라야에 이르러 장엄한 설산 앞에 서는 순간, 그는 죽음과 돈, 명예 등은 저만치 잊고 마치 자신이 산이 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매번 갔다 와도 배우고 느낄게 많다는 그는 집에서 뭐라 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처음에는 싫어하더니 다녀올 때마다 사람이 밝고 좋아져서 오니 반대하지 않는다”며 “혹시 안돌아올까봐 그게 걱정일 뿐”이라며 웃었다.

사단법인 한ㆍ인(韓ㆍ印)교류회 상임이사인 정무진(53)씨는 10여년째 자아를 찾아 떠나는 이들에게 인도로 가는 길을 안내하고 있다. 그는 1990년 ‘나보다 더 나를 잘 아는 사람을 찾아’ 무작정 인도로 갔다. 그리고 2년 3개월간 수행자를 찾아 떠돌았다. 그래서 얻은 결론은 ‘나보다 더 나를 잘 아는 사람은 없다’는 것. 이후 그는 인도의 구석구석을 다녔고, 몸으로 얻은 정보로 96년 ‘우리는 지금 인도로 간다’는 여행서를 출간했다. 지금은 한인교류회 활동과 함께 인도 네팔 티베트 전문 여행사인 ‘인도로 가는 길’을 운영 중이다.

네팔인 노동자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 ‘나마스테’의 작가 박범신씨도 히말라야 중독자다. 수 차례 네팔과 티베트의 히말라야를 찾았다. 그는 소설 속 구원의 상징인 만년 설산 카일라스의 품에 안기면, 그립고 안타까운 모든 것들이 잊혀지고 정화된다고 했다.

한ㆍ인교류회 홍보대사인 방송인 전유성씨도 느지막히 인도의 매력에 빠져든 인도 마니아다. 지난해 12월에 떠나 현재 석달째 인도를 여행중이다.

해외인사 중 인도 마니아로는 클린턴 전 대통령을 빼놓을 수 없다. 대통령 재임 말기 인도를 처음 방문한 클린턴이 자이푸르에 머물다 그곳의 매력에 빠져 며칠 더 있겠다고 뭉그적댔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퇴임후 그는 제일 먼저 인도를 찾았고, 이후 서너 차례 여러 이유를 들어 인도를 방문했다.

이성원 기자 sung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