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복병’ 대만을 2-0으로 꺾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진출의 8부 능선을 넘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대표팀은 3일 일본 도쿄 돔에서 벌어진 아시아 예선 대만과의 첫 경기에서 해외파 투수들의 황금 계투와 국내파 타자들의 맹타에 힘입어 천금 같은 1승을 챙겼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2003년 삿포로 아시아선수권 대회 및 아테네 올림픽 예선전에서 대만에 당했던 역전패를 설욕하며 최근 국제대회 대만전 4연패도 끊었다.
한국은 4일 중국전에서 승리할 경우, 역시 2연승이 예상되는 일본과의 5일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13일부터 미국에서 열리는 8강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 그러나 일본이 4일 대만전에 패해 1승1패가 되면 한ㆍ일전에 따라 본선 진출 팀이 결정된다.
마운드는 해외파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64승을 합작한 해외파 투수들의 힘이 돋보였다. 선발로 나선 서재응(LA 다저스)은 3과3분2이닝 무실점,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병현(콜로라도 로키스)은 1과3분의1이닝 무실점, 최근 뉴욕 메츠에서 한화로 유턴한 구대성은 3분의2이닝 무실점, 마무리로 등판한 박찬호(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98방콕아시안게임 이후 8년 만에 태극 마크를 단 박찬호는 최고구속 147㎞의 강속구를 앞세워 프로 데뷔 이후 첫 세이브를 따내는 활약을 펼쳤다. .
방망이는 국내파
한국은 0-0이던 4회초 2사 2루에서 홍성흔(두산)이 3루수 옆을 스치는 2루타를 날리며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5회에는 2사 2루에서 ‘바람의 아들’ 이종범(기아)이 왼쪽 담장을 직접 맞히는 큼지막한 2루타로 2점째를 올렸다. 이날 이종범이 3타수 2안타(2루타 2개), 홍성흔이 3타수 2안타(2루타 1개)로 공격을 주도했다. 유격수 박진만(삼성)은 9회말 2사 1,3루의 동점 위기에서 찬치야오의 중견수 쪽으로 빠져나가는 안타성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한 뒤 쓰러진 상태에서 역모션으로 2루수 김종국에게 토스 아웃 시키는 그림 같은 플레이로 승리를 마무리 지었다.
중국전, 일본전은 어떻게
본선 진출의 최대 고비를 넘은 한국은 4일 오전 11시 같은 장소에서 중국과 예선 2차전을 치른다. 객관적인 전력상 중국은 ‘두 수’ 아래로 평가되는 만큼 김인식 한국 대표팀 감독은 대만전에서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던 국내파 투수들을 고루 기용하며 실전감각을 익히게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5일 오후 6시에 벌어지는 일본전은 아시아 예선전의 백미이자 양국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한 판이다. 한국은 연습경기를 통해 쾌조의 컨디션을 보인 김선우(콜로라도)와 봉중근(신시내티)을 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맞서는 일본은 지난해 15승(4패)을 거둔 잠수함 와타나베 순스케(지바 롯데)와 퍼시픽리그 2관왕(다승ㆍ방어율)에 오른 특급 좌완 스기우치 도시야(소프트뱅크)가 릴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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