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형 사립고에 다니는 학생 1명당 들어가는 연간 교육비가 최고 3,000만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립 일반계 고교의 12배, 사립 일반고의 7배 정도 수준이다.
한국교육개발원 이광현 부연구위원은 3일 ‘자립형 사립고와 일반계 고교간 주요 교육비 현황 비교 보고서’를 통해 “강원 횡성 민족사관고의 학생 1인당 연간 교육비가 3,011만6,000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공립 일반고의 학생 1인당 세출금액(252만3,927원, 2003년 기준)의 11.97배, 사립 일반고(456만4,618원)의 6.6배에 달하는 것이다. 연간교육비는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포함한 수익자 부담경비, 인건비와 시설비 등 학교측이 지출하는 경비 등이 모두 들어있다.
민사고에 이어 ▦부산 해운대고 1,101만5,000원 ▦울산 현대 청운고 773만8,000원 ▦전북 전주 상산고 768만3,467원 ▦포항제철고 545만6,000원 ▦광양제철고 531만5,000원 등 순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자사고 교육비 수준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자사고 확대 실시를 반대하고 있는 전국교직원노조측은 “일반 학생은 엄두도 내지 못할 정도의 고액 교육비가 들어가는 것은 교육적으로도 문제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교조 관계자는 “연간 학생 1인당 교육비가 최고 3,000만원이 넘을 경우 학생은 물론 학교측도 상당한 재정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며 “차제에 자사고 전체 교육비에 대한 전면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학교측은 자사고가 다양화 및 특성화 교육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비싼 교육비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A자사고 관계자는 “학생 교육비에 들어가는 학교측 부담이 늘고 있지만 특색있는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며 “다만 수익자 부담 원칙을 감안할 때 학생 등록금 등은 앞으로도 오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해 하반기 등록금 및 학교 재정 상황 등을 보여주는 6개 자사고 시범학교 운영 평가보고서를 공개했다.
1인당 연간 등록금의 경우 해운대고가 442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상산고 390만원, 청운고 283만원, 민사고 282만원 등이었다. 특기적성교육비와 기숙사비 등을 더한 학생 1인당 연간 부담액은 민사고가 1,257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한편 교육부는 자사고 제도개선 방안을 이 달 중 확정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범학교 확대는 어려우며, 시범운영 시기는 2009년 2월까지 2년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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