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패턴이 단조로워 상대하기 수월하다.”(박명수 우리은행 감독)
“용병 하나 잘 뽑은 것 밖에 더 있냐.”(이영주 신한은행 감독)
여자 농구계의 소문난 라이벌 박명수 우리은행 감독과 이영주 신한은행 감독이 또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지난 여름리그 챔피언결정전에 이은 리턴매치다. 당시에는 이 감독이 3연승으로 축포를 터트렸다.
올 시즌 ‘우승청부사’ 타미카 캐칭의 합류 이후 승승장구중인 우리은행의 박 감독은 지난 수모를 그대로 되갚아 줄 각오다. 올 겨울리그 정규리그 맞대결 성적도 1패 뒤 3연승 중이다. 이 감독도 “그 동안 근소한 차로 지면서도 아껴둔 2가지 비책이 있다”고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서로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대는 두 감독은 견원지간에 가깝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감독과 코치로 사이가 원만했던 둘의 관계는 지난 여름리그에서 완전히 틀어졌다. 당시 박 감독은 우리은행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지만 지도상은 ‘이례적으로’ 3위 신한은행의 이 감독에게 돌아갔다. 2005 겨울리그 최하위 팀을 정규리그 3위로 끌어올린 이 감독의 지도력이 높이 평가 받은 것.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면서 둘의 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2차전서는 경기종료 1분여 남기고 10점차 이상으로 리드하던 신한은행의 이 감독이 작전타임을 부른 것을 두고 실랑이가 벌어졌다. 박 감독은 “예의가 아니다”고 벌컥 화를 냈고, 이 감독은 “농구를 모르는 사람이나 하는 소리다. 10점차라도 1분이면 충분히 승패가 뒤집어질 수 있다”고 응수했다.
신한은행이 예상을 뒤엎고 3연승으로 챔피언에 오르자 박 감독은 “신한은행이 스폰서를 한 것이 승부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이 감독의 지도력을 폄하했다. 지난해 10월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선 대표팀의 ‘단골 사령탑’이었던 박 감독이 배제된 채 박찬숙 감독-이영주 코치 체제가 출범하자 박 감독은 국가대표에 뽑힌 소속팀 선수들을 부상이라는 이유로 차출을 거부하기도 했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되어버린 두 사령탑. 이번에 웃는 것은 과연 누가 될까. 챔피언결정 1차전은 3일 오후 2시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다.
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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