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밤부터 2일 새벽까지 8시간여 동안 계속된 한국철도공사 노사 협상이 결렬된 가장 큰 이유는 양측의 엇나간 협상 태도였다.
파업 돌입 20시간 만에 전격적으로 교섭 테이블이 차려졌지만 노사 대표자들 모두 핵심 쟁점에 대한 타협보다는 파업국면을 이롭게 이끌어가기 위한 전술로 교섭을 이용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양측이 기존입장에서 한발씩 물러나 타협의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노사양측은 2일 교섭의 결과에 대해 “실망스럽다” 는 평가를 내렸다. 핵심 쟁점인 해고자 복직, 공사의 공공성 확보, 신규인력 채용,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화 등에 대해 단 한 치의 의견절충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철도노조 한 간부는 “가장 핵심적인 쟁점인 67명의 해고자 복직 요구를 사측에서 묵살했고 타결을 위한 성의도 보이지 않았다” 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 간부는 “신규인력충원에 대한 요구사항도 사측은 관리직인원 830여명을 구조조정하기 위해 현장인력으로 돌린다는 기존입장을 되풀이 했을 뿐 계속 핵심에서 벗어난 논의만 되풀이 했다”고 말했다. 조상수 노조 대변인도 “사측이 기존안을 고수하거나 일부 진전된 안을 내놓으면서도 다른 조건과 연계해 노조로서는 수용이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사측의 교섭 내용에 대한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유재영 철도공사 인사노무실장은 “각 사안별로 의견을 좁혀가야 하는 데도 조합측이 모든 사안에 대해 뒤로 물러서지 않고 일괄타결만을 요구해와 대화가 안됐다” 며 노조의 협상태도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유 실장은 “해고자 복직 문제는 사측에서 한 발짝 양보해 이들 중 다시 회사에 들어오면 경영 발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재채용을 생각할 수 있다는 의견을 보였지만 노조는 67명 전원 복직을 재차 요구해 시간만 보냈다”고 덧붙였다.
공사 관계자는 “공공성 강화 부문 등에 대해선 양측이 어느 정도 이견을 절충하는 듯 했지만 노조측에서 문안 조율 등에 너무 집착해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노사 양측은 협상 결렬이후 공식적인 의사소통 통로를 막아놓고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재협상을 통한 국면 전환의 가능성이 당장은 열릴 것 같지 않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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