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뉴올리언스 제방 붕괴 가능성 등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예상 피해상황을 사전에 보고 받는 장면이 담긴 비디오 테이프가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AP통신이 확보해 1일 보도한 문제의 비디오 테이프에는 부시 대통령이 카트리나의 미 본토 상륙 직전인 지난해 8월28일 뉴올리언스 제방 붕괴 위험성 및 슈퍼돔에 수용된 이재민의 생명위협, 구조활동 난관봉착 등에 대해 보고 받는 모습이 담겨 있다. 당시 휴가 중이던 부시 대통령은 텍사스 크로포드 목장에서 국토안보부 등 정부 부처 전반이 참석한 가운데 브리핑을 받았다.
이 비디오 테이프의 공개로 부시 대통령이 카트리나 본토 상륙 사흘 후에 “누구도 제방 붕괴를 예상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또 부시 대통령은 브리핑 당시 아무 질문도 하지 않은 채 “우리는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하는 등 상황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카트리나 늑장 대처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한 마이클 브라운 당시 연방재난관리청장은 최근 “부시 대통령에게 한번은 크로포드 목장에서, 또 한번은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카트리나 우려 상황에 대해 보고했다”며 “그때 대통령은 제방 붕괴에 대해, 또 슈퍼돔에 대해 질문을 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 등이 제방 붕괴 위험성 등에 대해 사전 보고를 받고도 제때 조치를 취하지 않고 현역 군인을 현장에 투입할 시기를 놓쳐 사망자가 늘어나는 등 피해가 커진 것이 그 동안 가장 큰 실책으로 지적돼 왔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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