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부터 해외에 있는 아내와 자녀를 위해 현지주택을 구입한 기러기 아빠는 가족이 귀국하더라도, 집을 팔지 않고 영구 소유하거나 자녀에게 상속까지 할 수 있다.
특히 돈 많은 기러기 아빠는 현지에 있는 가족들의 거주를 위해 뉴욕 맨해튼이나 로스앤젤레스 비버리힐즈의 초호화 주택도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재정경제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외환거래규제 완화방안을 마련, 즉시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국내에 넘쳐 나는 달러가 해외로 나갈 수 있는 길을 터줌으로써 환율하락을 막겠다는 취지지만, 한꺼번에 너무 많이 풀어준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재경부는 우선 종전 100만 달러였던 해외부동산 취득한도를 완전 철폐, 실수요(본인 또는 배우자 2년이상 거주) 목적이라면 금액에 관계없이 해외주택 구입을 허용했다. 또 지금까지는 귀국 후 3년안에 해외주택을 처분해야 했지만, 이 같은 제한도 없어져 아무 때나 처분하거나 혹은 팔지 않고 계속 보유할 수도 있게 됐다.
해외부동산 취득시 20만 달러를 넘으면 국세청에 통보되던 금액도 높여, 30만 달러이내의 주택구입자금은 통보대상에서 제외했다. 아울러 ▦해외골프장이나 콘도 회원권을 구입해도 10만 달러를 넘지 않으면, ▦해외예금액 역시 연간 5만 달러를 초과하지 않으면 국세청에 통보하지 않기로 했다.
재경부 당국자는 “거주목적의 해외부동산 취득규제는 모두 풀렸으며 실수요 아닌 투자목적의 해외부동산 취득도 상반기중 시행방안을 마련해 내년 이후부터 단계적으로, 가급적 조기에 허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따뜻하고 저렴한 동남아 국가로 은퇴이민을 희망하는 노인들을 위한 한인전용 실버타운 건설, 한국인 관광객을 위한 현지 호텔신축, 국내 병원들의 해외병원 건설 같은 서비스형 해외투자촉진방안도 상반기안에 내놓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개인도 ‘정크본드’ 같은 해외위험 채권에 직접 투자할 수 있고, 거액 해외직접투자사업에도 뛰어들 수 있게 된다. 국내 펀드들은 해외펀드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할 수 있게 된다. 기업의 경우 건당 50만 달러까지는 수출대금을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현지영업에 활용해도 된다.
이성철 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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