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파업으로 물류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산업계는 파업 첫날인 1일이 국경일로 휴무이어서 예상보다 피해가 크지 않았으나 자칫 장기화할 경우 장기 불황 끝에 모처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경기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가장 먼저 동맥경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업종은 시멘트업계다. 철도가 수송하는 화물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시멘트 업계는 물류 재고 파악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부산하다. 현재 철도화물을 비중별로 보면 양회(석회석)가 19%, 컨테이너가 13%, 무연탄이 3.8%, 유류가 3.6%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이날 충북 제천역 등에 따르면 화물열차 운행수가 평소의 5분의 1수준으로 떨어지자, 이 지역 시멘트 업체들은 철로수송을 대폭 줄이는 대신 벌크 트럭 확보에 나섰다. 단양의 성신양회공업은 하루 1만여톤의 시멘트를 철로수송에 의존하고 있지만 파업으로 화물열차 수송은 포기한 상태다.
컨테이너의 경우 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들은 2003년 화물연대 파업 당시 애를 먹은 터라 나름대로 대책을 세워둔 상태이지만 항만을 중심으로 컨테이너 적체 현상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자성대부두 등지에서는 철도노조가 파업에 들어가자 야적장에서 인근 철도역까지 화물을 수송하는 작업을 전면 중단시키고 대체 수송수단으로 일부 화물을 처리하고 있다. 부산에서 평소 하루 56편의 화물열차가 약 2,000개의 컨테이너를 수송해 왔으나 노조의 파업으로 20편의 화물열차만 운행될 예정이나 대체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이마저도 차질이 우려된다.
무역협회는 당장은 육로수송으로 대체, 큰 어려움은 발생하지 않겠지만 철도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화물트럭이나 컨테이너 확보에 한계가 있어 납기차질 등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무협관계자는 “일본이나 대만 등 근거리 지역은 제품주문 후 통상 2~3일에 인도해야 하는 등 시간싸움이 치열하다”며 “이번 파업으로 바이어들이 다른 나라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이 큰 만큼 조속히 사태가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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