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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우리 꽃 무궁화/ 종류도 무궁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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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우리 꽃 무궁화/ 종류도 무궁하네!

입력
2006.03.0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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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내린 눈처럼 새하얀 ‘소월’, 타는 듯한 날개를 펴고 곧 날아오를 것 같은 ‘불새’, 아름다운 여자 화랑 ‘원화’….

종류와 이름을 알고 바라보는 무궁화 한 송이 한 송이는 수많은 꽃 중 그냥 그런 하나가 아니다. 하얗게 오그라드는 모양이 옥처럼 깨끗한 고전적인 여성 같다는 의미에서 ‘옥녀’라는 이름을 가진 무궁화도 있고, 유럽.북미계 품종이었던 ‘헬렌’은 국내로 분양해 들어온 뒤 국가간 유대를 의미한 ‘우정’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무궁화는 전세계적으로 200여 개의 품종이 있으며, 이 중 국내에서 160여종을 볼 수 있다. 꽃잎이 한 층으로 나란히 있는‘홑꽃’은 한국과 중국에서 사랑 받고 있으며, 꽃잎이 여러 겹으로 겹쳐져 있는 ‘겹꽃’은 일본과 서구에서 사랑 받는 품종이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전통적인 홑꽃 무궁화는 꽃 중앙부의 색깔과, 꽃잎 전체의 색깔에 따라 품종이 구분된다.

백의민족을 상징하는 온통 새하얀 색의 무궁화는 ‘배달계’, 흰 꽃잎에 중심부분이 빨간색인 것은 ‘백단심계’, 붉은 빛의 꽃잎에 빨간색의 중심부를 가진 무궁화는 ‘홍단심계’, 푸른빛의 꽃잎에 빨간 중심부를 가진 것은 ‘청단심계’라고 부른다.

홍단심계는 꽃잎이 빨간색인지 자주색인지에 따라‘적단심계’와 ‘자단심계’로 세분되기도 한다. 이밖에 흰색 꽃잎에 붉은 무늬가 있는 품종인 ‘아사달계’도 있다.

연구자들은 서로 다른 무궁화 품종들을 교배해 독특하고 아름다운 꽃을 만드는 일을 계속해 왔다. 꽃의 이름은 그 품종을 가장 먼저 발견하거나 개발한 학자가 지어준다. 꽃의 특징을 상징화한 이름이나 평소 좋아하던 사람, 사물의 이름이 주로 붙여진다.

배달계에는 소월, 옥녀, 백조, 옥선, 한서, 옥토끼, 눈뫼, 사임당, 눈보라, 새한이라는 이름의 꽃이 있다. 1983년 서울대에서 육성한 ‘소월’은 순백색의 작은 꽃으로 ‘시인 김소월’을 기리는 의미에서 이름 붙여 졌다.

백단심계 꽃으로는 새빛, 선덕, 신태양, 심산, 한얼단심, 원화, 우정 등이 있다.‘심산’은 20여 년간 무궁화 품종개량에 힘써온 성균관대 식물원장 심경구 교수의 호를 따서 붙여진 이름이며,‘원화’는 신라시대 여자 화랑을 뜻하는 이름이다.

푸른 빛이 도는 청단심계는 품종이 몇 가지 안되는데 파랑새, 자옥, 첫사랑 등이 있다.

꽃잎의 윗부분에서 퍼져 나온 붉은 빛이 아름다운 아사달계에는 아사달, 칠보아사달, 천사, 바이칼라로 등이 있다. 칠보아사달은 산림과학원 근처에 있는 칠보산에서 발견돼 이름 붙여졌다.

이처럼 다양하게 변주하는 무궁화의 아름다움은 서로 다른 색깔, 모양을 지닌 무궁화들의 결합으로 만들어진다. 특정 무궁화 품종에서 꽃잎을 약간 작게 하고 싶다거나, 색깔을 더 밝게 하고 싶다거나 하는 개량계획을 세워 이러한 특질을 형성해줄 다른 품종의 무궁화를 찾아내 교배를 시키는 것이다. 산림과학원은 최근에도 교배를 통해 아주 작은 크기의 무궁화‘별이’와, 종모양의 무궁화‘우리’를 육성하기도 했다.

교배에 의한 품종개발이 일반화돼 있기 때문에 붉은 색 무궁화라고 해도 그 씨앗을 받아 심으면 전혀 다른 흰색 무궁화가 피는 경우도 있다. 교배한 아버지 나무의 특질이 숨어있다가 후세대에서 표출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궁화 보급에는 씨앗보다는 꺽꼬지나 접목이 선호된다. 접목을 하면 조상의 특질이 무엇이건 가지를 꺽었던 나무, 즉 모수(母樹)의 성질만 나타난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도움말ㆍ 국립산림과학원 박형순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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