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오카 캠프에서 우등상을 준다면 대상자는 단연 박찬호(33ㆍ샌디에이고)와 이승엽(30ㆍ요미우리)이다.
8일간의 후쿠오카 전훈을 끝내고 1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가 열리는 도쿄에 입성한 한국 대표팀. 롯데 자이언츠와의 두 차례 연습경기, 1차례의 자체 청백전 등 3경기의 실전 무대에서 드러난 대표팀의 전력은 “아직 100%는 아니다”는 평가지만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선수들은 준비된 실력을 뽐냈다.
이 것만은 본받자-이승엽의 방망이, 박찬호의 투구수
‘D-2’로 다가온 대회 개막을 고려할 때 실전 감각을 무시할 수 없다. 타자쪽에선 이승엽의 방망이를 따라올 선수가 없다. 3차례의 연습경기에서 11타수 4안타(0.364)에 5타점을 기록했다. 홈런과 3루타가 1개씩. ‘해결사’ 역할을 하기에 충분한 페이스다. 일찍부터 요미우리의 미야자키 캠프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한 덕이다.
투수쪽에선 노련한 박찬호가 돋보인다. 2이닝 동안 2안타를 맞긴 했지만 공 19개만을 던지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닝당 투구수는 대표팀 투수 가운데 가장 적은 9.5개. 투구수를 제한하고 있는 이번 대회의 특성에 가장 잘 적응하고 있다. 나란히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김선우(콜로라도)와 정재훈(두산)도 이닝당 10.5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것만은 피하자-뛰지 않는 야구
3차례의 연습경기에서 ‘0’이 기록된 게 있다. 바로 도루 개수다. 연습경기에서 타자들은 전혀 뛰지 않았다. 이병규가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딱 한 차례 뛰다 아웃 된 게 전부다. 한국의 경쟁 상대인 대만과 일본은 모두 빼어난 기동력의 팀이다. 김인식 감독은 “일본 대표팀은 정교하고 빠른 맛이 있다”고 평가했고, 대만 역시 빠르고 젊은 선수들로 ‘물갈이’된 상태다.
외국 언론들은 이승엽-김동주-최희섭(LA 다저스)으로 이어지는 한국의 강타선을 주목하고 있지만 단기전 승부는 ‘한 방’ 보다는 센스 있는 베이스러닝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
후쿠오카=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