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 월드컵의 성적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 보이겠다’
독일 월드컵에 나설 한국 축구의 간판 스타는 역시 ‘한국인 최초의 프리미어리거’ 박지성(25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다.
4년 전 ‘체력이 좋은 기대주’에 불과했던 박지성은 현재 ‘한국 축구의 대들보’로서, 전 세계 언론이 주목하는 월드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프랑스, 스위스, 토고 등 G조에서 맞붙을 상대들은 모두 ‘경계대상 1호’로 박지성을 꼽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에서도 독일 월드컵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일찌감치 ‘주목해야 할 선수’로 소개했다.
박지성이 ‘아드보카트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그가 어떤 포지션으로 출장하는 지 여부에 따라 다른 선수들의 포지션이 연쇄 이동한다. 따라서 박지성은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이 선보일 전술의 핵심 축이 될 전망이다.
박지성은 독일 월드컵 D-100일을 맞아 상암벌에서 치러질 앙골라와의 평가전에 출전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오전 입국했다. 자서전 ‘멈추지 않는 도전’의 출간 기념을 겸해 인천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박지성은 독일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 월드컵 4강 신화 재현, 가능하다
박지성은 “세계 축구 팬들에게 2002년 한국이 거둔 좋은 성적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D-100일을 맞은 각오를 밝혔다. 16강은 물론 지난 대회 이상의 좋은 성적도 가능하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현재 어느 누구도 100% 주전이라고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유럽파와 국내파를 떠나 선수 개개인의 실력 차이는 크지 않아요. 어느 선수가 월드컵이 열릴 때까지 감독이 원하는 플레이를 하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선수와 선수의 경쟁이라기보다는 각자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합니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 차가 줄어 들어 자신을 포함한 어느 누구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말이다. 그만큼 전체적인 팀 전력이 상승했음을 의미한다. 박지성은 일부에서 경험 부족을 우려하는 ‘젊은 피’들도 충분히 제 몫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4년간의 성장에 만족한다
박지성은 2002년 월드컵 이후 자신의 성장에 만족한다고 했다. 그는 “월드컵을 치른 이후 2개 팀을 거치며 체력과 정신력, 기술적인 면에서 모두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에인트호벤 시절보다 한 단계 나아졌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완해야 할 점도 많다고 덧붙였다. 박지성은 “아직 부족한 점이 너무 많다. 그러나 이런 단점들을 딛고 더욱 성장하기 위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팀을 선택한 것이고 꾸준히 나아지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 합류 기회가 잦지 않은 그는 소속팀에서의 플레이를 대표팀 전술에 맞게 펼치면 된다는 의견도 밝혔다.
대표팀의 전술 변화에도 문제없이 적응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박지성은 “현재 대표팀이 4-3-3 포메이션으로 변화했지만 이미 에인트호벤과 맨체스터에서 경험해봤다. 포지션 변경, 동료와의 호흡 등에서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 프로는 언제든 100% 기량 발휘해야
박지성은 칼링컵 결승이 끝나자 마자 한국으로 왔다. 시차적응의 여유도 없이 앙골라전에 나서야 한다. 피곤할 법도 하지만 박지성은 결연한 표정으로 “프로선수라면 그라운드에 들어선 순간 자신이 가진 100%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럴 수 없다는 것은 핑계다”고 말했다.
항간에 논란이 되고 있는 자신의 포지션에 대해서도 같은 생각이었다. 공격형 미드필더, 윙포워드 구분 없이 경기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고 그라운드를 밟는 순간 100% 기량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성은 “팬들이 대표팀을 사랑해주셔서 한국 축구가 발전하고 있다. 앙골라전은 물론 독일 월드컵에서도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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