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과 서해바다를 끼고 있는 충남 서천군은 쾌적한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관광객을 유치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개발이 되지 않아 원시적인 모습을 유지하던 자연 경관이 주5일제 시대를 맞아 이제는 도시민들을 끌어들이는 ‘지역의 보고’로 변화하고 있다.
옛 모습을 간직한 자연환경을 이용하여 서천군에서는 연초부터 연말까지 4계절별로 지역특성을 살리고 특산물을 이용한 축제를 열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연중 축제의 서막은 서면 마량리에서 해맞이 행사로 시작된다. 지형적 특성으로 일몰과 일출을 동시에 감상할 있는 특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해넘이와 해맞이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매년 10만여명의 관광객이 몰리며 지역에 10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안겨주고 있다.
3월말께부터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을 활용한 먹거리 축제가 이어진다. 서면 마량리에서 동백꽃 주꾸미 축제를 시작으로 5월 자연산 광어축제, 9월의 전어축제가 잇달아 열린다. 동백꽃 주꾸미 축제의 경우 지난해 17만명의 외지인을 유치해 2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상인들이 직접 축제를 열고 있는 자연산 광어축제도 26만여명의 도시인이 찾아와 40억원의 ‘대박’을 터뜨렸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1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어축제도 20여만명이 몰려 4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특산품을 활용한 축제로는 5월초에 개최되는 한산모시문화제가 있다. 문화관광부 우수축제로 지정된 한산모시문화제는 내ㆍ외국인 50여만명을 유치해 모시제품의 대중화와 함께 국내ㆍ외에 한산을 알리는 홍보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군에서는 이들 축제를 다녀간 관광객들을 생태체험 관광지로 유치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주5일 근무제에 따라 삭막한 도시 생활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농촌의 푸근한 자연과 삶의 여유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영화 ‘공동경비구역(JSA)’으로 유명한 신성리 갈대밭에 체험마을을 조성하고 농사체험과 농촌생활민속 등을 접할 수 있는 녹색농촌 체험마을도 만들었다. 비인만 등 어촌에는 조개잡이와 갯벌체험 등을 할 수 있는 어촌체험마을을 만들고 내륙에는 산촌체험마을도 조성했다.
어촌체험마을인 서면 월호리 월하성마을의 경우 지난해 6만7,500명의 체험객을 유치해 민박과 체험수입, 농산물판매 등으로 7,600만원의 농외소득을 올렸다. 기산면 화산리 체험마을에서도 농촌체험과 식물원, 옹기전시장 등에 7,000여명이 다녀가 9,300여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서천군 관계자는 “앞으로 농촌전통테마 마을과 그린투어 테마파크, 갯벌체험마을 등을 네트워크화해 관광객들의 기호에 맞는 체험장소를 조성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나소열 서천군수 "쾌적한 체험관광… 웰빙 따로없죠"
"도시 관광객들이 원하는 것을 선택해 경험할 수 있는 맞춤형 체험관광지를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나소열(48) 서천군수에게는 '어미너티 군수'라는 별칭이 따라다닌다. 어미너티(Amenity)는 쾌적한 환경과 편리함, 좋은 인간관계 등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쾌적함을 포괄하는 의미로 일반인에게 생소하지만 서천지역 주민들에게는 낯익은 단어가 됐다.
민선 3기 단체장에 취임한 후 그는 지역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자연과 문화, 역사적 유산 등을 '어미너티 자원'으로 발굴해 발전의 동력원으로 활용했다. 낙후성을 탓하기보다는 자연을 활용하자는 역발상을 한 것이다. 농촌과 산촌 뿐 아니라 갯벌에도 체험마을을 조성했다. 군에는 체험관광과 그린투어를 담당하는 전담부서도 만들었다. 그는 "지역개발이 늦어진 것이 지금 와서 보면 다행"이라며 "개발되지 않은 자연 환경이 이제는 주민들의 중요한 소득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 은퇴노인들이 요양과 생산활동을 겸할 수 있는 노인복지타운 건설도 역점사업이다.
나 군수는 "스쳐가는 관광객보다는 단골을 만드는 관광정책이 필요하다"며 "지역축제와 특산품, 체험지 등을 연계하는 프로그램으로 웰빙타운을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천=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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