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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의 TV홀릭] 가요계까지 지배하는 'X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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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의 TV홀릭] 가요계까지 지배하는 'X맨'

입력
2006.02.28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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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최고의 춤꾼 장우혁과 이민우의 합동 무대를 보고 싶다면? 혹은 가수 김종국이 부르는 팝 명곡을 듣고 싶다면? 가요 프로그램 대신 주말 오락 프로그램을 봐야 한다. SBS ‘일요일이 좋다’의 ‘X맨을 찾아라’를 비롯해 KBS2 ‘해피선데이’의 ‘여걸식스’, SBS ‘실제상황 토요일’의 ‘리얼로망스 연애편지’등에는 매주 가수들이 무더기로 출연해 춤을 추고 노래를 한다.‘X맨’은 아예 출연자들의 퍼포먼스를 위한 시간을 따로 마련할 정도다.

가수들의 오락 프로그램 출연이 새로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저 얼굴을 내미는 것이 아니라 가요 프로그램 뺨치는 무대를 선보인다는 점이 다르다. 백 댄서는 물론 자신의 노래를 새롭게 리믹스한 음악을 동원하기도 한다.

이는 가수와 프로그램 제작진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제작진 입장에서 가수들의 춤과 노래는 주 시청자인 10대에게 확실히 어필할 수 있는 카드다. 특히 인기 가수들의 연합 무대 같은 ‘깜짝쇼’는 다른 프로그램에서 보기 힘든 광경이다. ‘연애편지’의 박승민 PD는 “가수들의 퍼포먼스가 나오면 시청자 반응이 달라진다. 출연 가수들이 즉석에서 의견을 교환해 무대를 꾸미기도 해 만드는 입장에서도 기대가 된다”고 말한다.

가수들에게도 오락 프로그램 출연은 가요 프로그램에서 노래 한 곡 부르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마음껏 끼를 발산해 단 번에 눈길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오락 프로그램에서 복고 댄스를 유행시켜 인기를 얻은 배슬기가 대표적인 예다.

이런 현상은 가요계 불황과 더불어 갈수록 매스미디어에 의존하는 대중의 음악 취향과 연관이 있다. 가수들은 이제 음악 활동만으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고, 오락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의 관심을 끌어야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대중들 역시 가수들이 오락 프로그램에서 멋진 무대를 보여줘야 그의 노래에 관심을 갖는다. ‘X맨이 가요계를 좌지우지한다’는 말은 더 이상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이승환 이소라 조규찬 등 음반과 공연 중심으로 활동하는 가수들은 상업성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오락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가수에게 홍보 기회를 주는 것을 마냥 탓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발라드 가수까지 오락 프로그램에 나와 춤을 춰야 살아남을 수 있는 가요계의 현실과 더불어 그럴수록 TV 매체에 점점 더 종속되어 갈 수밖에 없는 가요계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

객원기자 강명석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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