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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꿈 이뤘다"…예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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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꿈 이뤘다"…예산은?

입력
2006.02.28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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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을 빚었던 근속승진 확대 등을 담은 경찰공무원법 개정안이 원안대로 시행되면서 하위직 경찰관은 오랜 꿈을 이뤘지만 예산 증가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하위직 경찰관뿐 아니라 경찰 덕분에 승진연한 단축을 약속받은 소방직 공무원도 환영했지만 ‘승진잔치’에서 제외된 교정직 공무원의 불만은 컸다.

경찰의 근속승진 확대는 예산 증가라는 문제를 낳았다. 당초 각각 7년과 8년이 걸리던 순경-경장, 경장-경사 승진연한이 1년씩 단축된 데다 경위까지 근속 승진에 포함돼 경사도 8년을 근무하면 경위로 승진하게 된다. 이른바‘6-7-8’안이 확정되면서 그만큼 급여 차이로 인한 추가 예산 편성이 불가피해졌다.

경찰청은 “경사->경위 3,771명을 포함해 올해 3월 1일자 근속승진 대상자의 급여로만 모두 229억원의 예산이 더 든다”고 밝혔다. 올해 전체를 따지면 395억원의 예산이 더 필요하다. 더구나 근속승진 확대로 인해 2010년까지 매년 200억원 가까이 예산이 늘게 돼 국민부담은 그만큼 커질 전망이다.

경찰청은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금까지 현재 인원이 아니라 법적 정원으로 예산을 편성했기 때문에 이를 현실화하고 매년 80억원 가량 쓰는 예비비를 최대한 절약하면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매년 200억원이 넘는 적자를 어떻게 메울지는 뾰족한 답이 없다.

승진 인력에 대한 대우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초급 간부인 경위의 숫자가 일시에 늘어나면서 이들을 위한 자리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택순 경찰청장은 27일 “자리를 새로 만드는 게 아니다. 경위도 이제 순찰을 도는 등 치안현장을 누비게 된다. 국민은 경험이 많은 경찰로부터 치안서비스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경위 계급은 초급 간부지만 보직은 그대로 이어간다는 얘기다. 이는 전반적인 계급 상승으로 인해 생길 하위 계급(순경)의 공백을 새로운 인력 충원 없이 메운다는 경찰의 복안과 맞닿아 있다.

일선 경찰관들은 근속승진 확대에 대해 자축하고 있다. 각종 경찰관련 인터넷 게시판엔 “그 동안 애쓴 결과가 결실을 맺었다”는 글이 올라왔고, 일선에서도 “많이 마음 조렸는데 이제 승진에 대한 피해의식 없이 열심히 일할 수 있겠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일각에선 경위 승진 탈락률이 확정되지 않은 데 대해 우려를 표했다.

경찰과의 형평을 고려한 덕분에 소방공무원법 개정 방침의 수확을 얻은 소방직 공무원들도 “경찰만큼 수고하는 소방관도 승진해 경험 많은 소방관이 간부가 되는 날이 오게 됐다”고 반겼다.

하지만 교정직 공무원들은 허탈해 했다. 특정직인 경찰관 소방관과 달리 교정공무원은 일반공무원 신분이라 이번 대상에서 빠졌기 때문. 한 교정공무원은 “늘 피의자와 함께 하는 교정직도 위험한 업무이므로 근속승진에 앞서 우리 신분을 특정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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