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 시 신생아의 뇌 무게는 약 350g이라고 한다. 한 달 후에는 420g으로 늘고 일년 후가 되면 700g으로 커지는데 이는 벌써 어른 뇌 무게의 절반 정도이다. 그리고 7살에 이르면 뇌는 무게와 크기에 있어 어른과 거의 같아진다.
그 이후부터는 더 커지거나 뉴런(신경세포) 개수가 늘어나는 게 아니라고 한다. 뉴런은 출생 후에는 더 이상 분열하지 않고 일생에 걸쳐 죽어간다. 대신 뇌의 효율성은 뉴런 간의 상호작용, 뉴런 사이를 연결하는 시냅스의 증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40살이 넘으면서 뇌는 그 크기와 무게가 10년마다 5% 정도씩 감소한다. 정신활동의 능률이 이전과 달라지는 현상이 이 때문이긴 하지만 모두 다 같은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지적 자극이 계속되면 뇌의 활동은 왕성함을 잃지 않을 수 있다. 최근에는 성인의 뇌에서도 뉴런이 자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고 한다.
나이를 먹으면서 뇌는 퇴화한다. 그러나 나이와 함께 축적되는 지식과 경험에서 뇌는 별개 차원의 능력을 키워간다. 단순히 민첩한 판단이나 사고에는 젊은 뇌가 필요하겠지만 지혜와 통합, 숙련의 문제라면 또 다르다.
■저출산ㆍ고령화라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우리 뿐 아니라 선진 각국이 노동인구의 절대 감소라는 심각한 문제로 고민이 크다고 한다. 1946~64년에 태어난, 소위 베이비 붐 세대가 올해부터 60세로 접어들어 은퇴가 다가오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고령 인구는 일을 떠나고 젊은 노동력의 유입은 계속 줄어들 것이라는 게 어느 나라나 공통된 전망이다.
유럽의 경우 향후 20년 간 50~64세 인구가 25% 느는 데 비해 20~29세 층은 20% 줄어든다는 것이고, 미국은 2010년까지 55~64세 층이 50%이상 증가하는 동안 35~44세 인구는 10%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숙련 노동의 문제 만이 아니라 직관이나 통찰의 힘에서 노령은 뒤지지 않는다. 미국의 저술가 말콤 글래드웰은 지난해 신간 ‘블링크’에서 ‘순간적인 판단(snap judgment)’의 강력함과 중요성을 주장한다. 흔히 ‘감’이라고도 할 직관적인 결론은 사실 무수한 경험과 지식의 데이터 베이스가 무의식의 영역에서 내놓는 문제해결 방식이라는 것이다.
논리와 증거를 찾아 일일이 설명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1초든, 2초든 세심한 한 조각에서 전모를 알아차리는 ‘일견의 힘’을 지나치지 말라는 것이다. 퇴직했던 숙련 노동력을 다시 찾는다는 얼마 전 보도도 있었지만 나이의 문제를 새로운 각도로 생각해 볼 때가 오고 있다.
조재용 논설위원 jae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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