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이미나(25ㆍKTF)가 해냈다.
이미나는 26일(한국시간) 하와이 카폴레이의 코올리나골프장(파72ㆍ6,519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필즈오픈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7언더파 65타를 쳐 ‘루키’ 이선화(19ㆍCJ)와 최종합계 14언더파 202타로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세 번째홀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컵을 치켜들었다. 상금 16만5,000달러. 이로써 2승째를 거둔 이미나는 지난주 시즌 개막전인 SBS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김주미(22ㆍ하이트)에 이어 한국선수 2주 연속 우승의 ‘한류돌풍’을 이어갔다. 또한 ‘1,000만달러 소녀’ 미셸 위(16ㆍ한국명 위성미)도 단독 3위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지난해 BMO캐나다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둔 뒤 올시즌부터 KTF와 스폰서계약을 맺어 든든한 후원사를 얻은 이미나는 8번째로 LPGA에서 2승 이상을 올린 한국 선수가 됐다. 또 LPGA투어에서 한국선수의 2주이상 연속 우승 기록은 9번째.
지난주 SBS오픈에서 김주미와 문수영(22) 등 한국선수끼리 펼친 연장승부의 재판이었다. 우승자의 길몽이야기도 흥미롭기는 마찬가지. SBS오픈 우승자 김주미는 대회전 동생이 큰 연못에서 7마리 용이 춤추는 꿈을 꿔 행운을 안았고, 이미나는 어머니의 잉어 꿈이 우승을 안겨줬다.
이날 현장에서 가슴 졸이며 플레이를 지켜본 이미나의 어머니 이근순(50)씨는 “1라운드가 끝난 뒤 노란 잉어를 두레박에 가득 잡는 꿈을 꿨다”며 “잡은 잉어를 모두 풀어줬는데 이 덕분에 미나가 연장 접전 끝에 우승하게 된 것 같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이미나의 집중력이 빛난 대역전승이었다. 선두 이선화에 6타 뒤진 공동 9위(7언더파)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이미나는 1번홀(파5) 버디, 2번홀(파4)에서 이글을 잡아내며 추격전을 펴기 시작했다. 16번홀까지 6타를 줄인 이미나는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1.5m 버디퍼트를 성공시켜 이선화와 동타를 이루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둘은 연장 두 번째홀까지 나란히 파로 비긴 뒤 세 번째홀인 17번홀(파4)에서 승자를 가렸다. 이선화의 6m 버디퍼트가 홀 왼쪽으로 스친 반면 이미나는 1.2m 버디퍼트를 침착하게 성공시켜 대접전에 마침표를 찍은 것. 이날 6언더파 66타의 맹타를 뿜은 미셸 위도 프로데뷔 이후 네 번째 출전 대회에서 13언더파 203타를 쳐 단독 3위에 오르며 데뷔이후 처음으로 상금 7만3,227달러를 챙겼다.
정동철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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