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신흥 갑부들은 자선 기부 문화도 새롭게 바꾸어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게 하고 있다.
영국의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는 23일자 최신 호에서 닷컴열풍 등을 타고 등장한 신흥 갑부들이 벤처식 경영마인드를 자선활동에 접목, 과거의 비효율적 기부문화를 바꾸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주간지는 부자들은 그 동안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1835~1919)가 제시한 ‘빈부의 불균등을 해소하기 위한 의무적 자선’을 자선활동의 모델로 삼아 부(富)의 사회 환원에는 힘썼지만, 정작 돈이 제대로 쓰이는지는 관심 밖이었다고 지적했다. 기부에 대한 세제 혜택이 이 같은 경향을 부추겼다고 이 주간지는 설명한다.
이에 따라 기부금은 가난한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기업 경영자의 모교인 아이비 리그 대학, 예술단체, 종교단체 같은 곳으로 흘러갔다.
특히 미국 적십자사가 9ㆍ11테러 희생자를 위해 조성된 기금을 전용한 것 등이 도마 위에 올랐으며, 다른 자선재단들도 직원들의 고임금과 관료화 문제로 비판을 받고 있다.
반면 ‘신흥 벤처 자선가들’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부ㆍ자선에 치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자신과 아내의 이름을 딴 ‘빌_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세워 지금까지 310억 달러를 기부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이베이 창업자 피에르 오미디아르와 최고경영자(CEO)였던 제프 스콜, 구글을 공동 창업한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 등도 새 자선 스타일에 합류했다.
이들은 우선 자선기부를 ‘사회적 투자’로 간주, 자선활동에서도 기업 경영처럼 경제성을 추구하고 있다.
이베이의 오미디아르네트워크, 구글재단, 게이츠재단처럼 직접 자선재단을 세우고 기금 사용도 철저히 감독한다. 오미디아르네트워크와 구글재단은 수익사업도 추진한다. 기부의 사회적 파급효과를 높이기 위해 정부나 영리단체의 손이 잘 닿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선 기금을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주문식 기부’로 유명한 게이츠 재단은 전염병, 에이즈, 결핵 등 보건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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