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4억 달러에 불과했던 농수산물 무역적자가 지난해 108억 6,000만 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무역적자는 지난해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의 36.2%에 해당하며, 의류 수출액의 4.2배에 이르는 수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에 따라 농수산물 무역적자폭은 향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농림부에 따르면 지난해 농수산물 수입액은 142억8,000만 달러인 반면, 수출은 34억 2,000만 달러에 그쳐 108억 6,000만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전년의 101억 2,000만 달러보다 7.3% 증가한 것이다.
문제는 농수산물 무역적자가 지난 20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해 왔다는 점. 87년 4억 달러에 불과했던 농수산물 무역적자는 10여년 후인 96년에는 85억 6,000만 달러까지 증가했다. 이어 2004년에는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농수산물 무역적자는 외환위기 영향으로 97년에는 79억 3,000만 달러로 감소세로 돌아선 후 98년에는 39억 9,000만 달러까지 축소됐으나 99년 54억 달러를 기록하며 다시 증가세로 반전됐다. 이후 2000년 68억 3,000만 달러, 2001년 72억 6,000만 달러, 2002년 86억 7,000만 달러, 2003년 91억 9,000만 달러로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특히 중국산은 지난해 미국산을 제치고 처음으로 농수산물 수입액 1위를 차지했다. 중국산이 31억 5,000만 달러어치나 수입됐으며, 미국 23억 5,000만 달러, 호주 13억 6,000만달러, 뉴질랜드 6억 9,000만 달러, 브라질 5억 9,000만 달러, 캐나다 5억 4,000만 달러 순이었다.
지난해 중국산 수입액은 2004년(24억 2,000만 달러)에 비해 30.3%나 증가한 반면, 미국산은 전년보다 오히려 18.4% 줄었다. 하지만 이 같은 수치는 한미 FTA가 타결돼 미국산 농수산물에 대한 관세가 줄어들면 다시 역전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한미 FTA 체결에 따른 자국의 최대 이점으로 농수산물 수출증대를 꼽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 농수산물의 최대 수출국가는 일본이 14억 5,000만 달러로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미국(3억 7,000만 달러), 중국(3억 4,000만 달러)이 그 뒤를 이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