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유(18ㆍ광문고)와 안현수(21ㆍ한체대)가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나란히 3관왕에 오르며 한국 올림픽 역사를 새로 썼다.
17일간 열전을 벌인 ‘눈과 얼음의 축제’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은 독일이 종합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27일 새벽 화려한 폐막식을 갖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쇼트트랙이 벌어진 팔라벨라 빙상장에는 26일(한국시간) 태극기의 물결이 이어졌다. 진선유는 이날 여자 1,000m 결승에서 중국의 왕멩과 양양A를 물리치고 1,500m와 3,000m 계주에 이어 3번째 금메달을 추가했다. 한국선수로는 첫 올림픽 3관왕에 오른 진선유는 “내가 올림픽 3관왕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은 그 동안 쇼트트랙에서 김기훈과 전이경이 2관왕에 오른 적이 있고, 하계올림픽 양궁에서도 윤미진 등이 한 대회에서 금메달 2개를 따냈다. 하지만 3관왕이 나온 것은 진선유가 처음이다. 역대 최다 금메달은 2관왕을 두 차례 기록한 전이경의 4개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겨줬던 안현수도 이어 열린 남자 5,000m 계주에서 막판 캐나다를 따돌리는 극적인 ‘역전드라마’를 연출하며 피날레 금메달을 따내 3관왕 대열에 합류했다. 안현수와 진선유는 바이애슬론 3관왕 미카엘 그라이스(독일)와 함께 토리노 올림픽 최다관왕에 올라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떠올랐다.
한국은 효자 종목인 쇼트트랙의 선전에 힘입어 금6, 은3, 동2개를 획득하며 종합 7위에 올라 98나가노 동계올림픽(세계 9위)에 이어 8년 만에 세계 10위 안에 재진입 했다. 1994년 릴레함메르 올림픽에서 거둔 성적(금4 은1 동1ㆍ종합 6위)을 능가하는 역대 동계올림픽 최고 성적이다.
하지만 토리노에서의 대성공에도 불구하고 쇼트트랙계의 해묵은 ‘파벌싸움’을 해결하지 못하면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는 몰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편 독일은 금메달 11개(은12, 동6)를 따내며 종합 1위에 올랐다. 중국은 금2, 은4, 동 5개를 획득했으며, 일본은 금 1개로 부진한 성적을 올렸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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