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가 3월7일 뉴욕에서 북한의 달러 위조 및 돈세탁 문제 등에 관해 양자 접촉을 갖기로 함에 따라 중단됐던 북핵 6자회담의 재개에 미칠 영향 등이 주목된다.
애덤 어럴리 국무부 부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리근 외무성 미국 국장이 뉴욕을 방문해 미 재무부, 국무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들과 회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어럴리 부대변인은 이 북미 접촉이 “북한의 불법활동에 대한 미국측 조사 내용과 대응 조치를 설명하기 위한 자리”라며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과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미국측의 이 같은 표면적인 언명과는 별도로 이번 북미 접촉이 6자회담 재개의 계기를 만들기 위한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문제는 미국이 북한에 제시할 수 있는 양보안이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북미 접촉에 대비해 특별히 준비하고 있는 것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만 북한이 불만을 갖고 있는 부분에 대해 성의껏 설명한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번 북미 접촉이 충분한 사전협의를 거쳐 대략의 타결책을 마련한 뒤 진행하는 마무리 절차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번 베이징(北京)에서 6자회담 미측 수석 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을 만난 이후 양국 사이에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접촉에서는 북한이 과연 어떤 카드를 가져 왔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북한이 달러 위조를 중단한다는 증거로 위폐 제조를 위한 동판과 장비를 포기하고 국외로 반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북한이 이를 수용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수밖에 없다.
북한은 나름대로 성의 있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미국과의 협상에서 물밑 타결을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제시할 수 있는 방안이 어느 정도일지는 현재로서는 예단하기 어렵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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