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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열정적 지휘… 황홀 앙상블 '오페라 투란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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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열정적 지휘… 황홀 앙상블 '오페라 투란도트'

입력
2006.02.27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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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의 2003년 ‘투란토트’ 공연은 당시 대형 운동장 오페라의 허세에 고개를 돌렸던 관객들을 끌어모은 수작이었다. 울리세 산티키가 연출한 그 작품을 국립오페라단이 3년 만에 다시 올렸다. 2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한 이번 공연은 최근 독일 하노버 극장의 수석 상임지휘자로 선임된 젊은 지휘자 구자범이 지휘를 맡고, 국내 무대에서 거의 볼 수 없었던 소프라노 서혜연과 테너 신동원 등 새 얼굴이 출연해 더욱 기대를 모았다.

구자범은 오페라 지휘의 전범을 보여줬다. 완급을 조절하고 강약의 대비를 뚜렷이 해서 극적인 효과를 한껏 끌어올린 지휘 덕분에 무대의 긴장감이 팽팽하게 살아났다. 그의 열정적인 지휘봉 아래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빈틈 없이 꽉 찬 소리를 들려줬다.

연출가 산티키는 고대 중국을 배경으로 한 이 오페라가 흔히 보여주곤 하는 울긋불긋 요란함 대신 무대 전체를 푸른 톤으로 통일하고, 군중으로 등장하는 합창단의 동작을 정돈해서 시각적 효과를 높였다. 황제의 궁전에 등장하는 화려하고 세련된 소품과 의상도 멋지다.

‘투란도트’는 구혼자들에게 어려운 수수께끼를 내서 죽여버리는 ‘얼음 공주’ 투란도트와 그의 마음을 녹이고 사랑을 쟁취하는 칼라프 왕자의 팽팽한 대결이 중심을 이루는 작품이다. 22일 공연에 칼라프 왕자로 나온 신동원은 강함과 부드러움을 모두 갖춘 아름다운 소리로 브라보를 받았다. 미국에서 활동해온 그는 이번 공연이 국내 데뷔작이다. 이 배역에 어울리는 한국인 테너가 거의 없기 때문에 더욱 반갑다. 이날 신동원과 짝을 이룬 서혜연은 한국인 가수로는 보기 드물게 크고 강한 소리를 가진 드라마틱 소프라노로서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국립오페라단의 이번 공연은 자체 프로덕션을 고정 레퍼토리화 해서 신작과 나란히 계속 올리는 계획의 출발점이다. 애써 만든 좋은 프로덕션을 한 번 공연하고 버리는 건 아까운 낭비다. 토요일인 25일 오후 4시, 테너 김남두와 소프라노 베셀라 즐라테바가 주역으로 나오는 마지막 무대가 남아있다. 지방 공연도 한다. 4월 대전, 6월 춘천 창원 의정부, 9월 대구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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