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이 내달 7일 뉴욕에서 북한 위폐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접촉키로 했다. 북한측에서는 리근 외무성 미주국장이, 미국측에서는 대북 위폐 관련 조치를 주도해온 재무부와 국무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들이 참석한다고 한다. 북한이 요구했던 6자회담 양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간의 회담에는 못 미치는 형식이다. 그러나 차석대표인 리 국장의 방미를 통해 위폐 문제 외에 6자회담 재개 문제까지 논의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기대가 된다.
우리는 북미 양측이 이번 접촉을 통해 위폐 문제 논란을 확실하게 매듭 짓고 6자회담 재개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미국측은 북한의 달러 위조를 입증할 수 있는 분명한 증거를 제시하고 이에 근거해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등의 조치를 요구해야 할 것이다. 미국은 위폐문제 제기가 일부의 의심처럼 지난해 채택된 ‘9ㆍ19 공동성명’의 틀을 흔들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위폐 문제를 비롯해서 마약거래, 가짜 담배제조 유통 등 자신들에게 쏠리고 있는 각종 불법행위 혐의를 이번에 털고 가야 한다. 막무가내로 미국의 날조라고 잡아떼서는 통하지 않는다. 북한은 더 이상 국제적 규범의 밖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 중국에 기댈 수도 있겠지만 세계경제체제에 급속히 통합되어 가고 있는 중국도 무작정 북한을 감싸지는 못한다. 의혹이 사실이든 허구든 분명하게 정리하고 넘어가야 하는 이유다.
북한이 얼마 전 외무성 대변인 발표를 통해 “국제적인 반자금 세척활동에 적극 합류하겠다”고 선언하고 미국이 이를 환영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이번 뉴욕 접촉에서도 북미는 이런 분위기를 살려 접점을 찾기를 기대한다. 그 동안 북한의 위폐문제에 대해 어정쩡한 자세를 취했던 우리 정부도 뉴욕 북미접촉 이후 전개될 상황에 충분한 대비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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