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는 24일 “이번에 확인된 조류인플루엔자(AI) 무증상 양성 감염자는 2003년 충북 음성군과 진천군의 양계장에서 각각 매립 작업을 돕던 30대 남자와 50대 남자로 확인됐다”며 “이들은 모두 자원봉사자”라고 밝혔다.
도는 이에 따라 조만간 이들의 가족에 대한 역학조사도 실시하기로 했다. 도는 질병관리본부가 재검사 중인 1,600여명 가운데 상당수가 음성군과 진천군 주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질병관리본부의 검사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충북에서는 2003년 12월10일 음성군 삼성면에서 국내 첫 AI가 발생해 이웃 진천군, 충남 천안시 등으로 급속히 퍼져 나갔다. 당시 공무원 군인 주민 등 수천명이 동원돼 음성군과 진천군에서만 54개 농가에서 기르던 65만 마리의 닭과 오리를 파묻었다.
음성군과 진천군에 각각 1명의 감염자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지역 보건 당국은 바짝 긴장하며 사태 파악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음성보건소 관계자는 “2003년 당시 음성군에서만 1,700여명이 작업에 참여했으나 모두 감기 등 이상 징후가 없었다”면서도 “이번에 양성반응이 나온 사람이 그 동안 건강했었기 때문에 이번 발표로 자칫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조류독감이 발생했던 지역 주민들은 극도의 불안감에 빠졌다. 양계농 박모(59ㆍ음성군 삼성면)씨는 “이번에 발견된 사람이 자원봉사자라고 하는데 당시 등록하지 않고 자원봉사한 사람이 있을 경우 지금 신원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이들로 인한 피해 확산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청주=한덕동 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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