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당내 행보가 사뭇 달라졌다.
소속 의원을 외부로 식사나 차를 함께 하면서 대화하는 자리를 자주 갖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 동안 친박(親朴) 의원들에 머물렀던 스킨십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자연 대권행보를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엔 대표적 친박 인사인 김무성 의원이 지난달 원내대표 경선에서 패한 것이 박 대표를 움직이게 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박 대표는 의원들과의 개별 접촉에 소극적이란 지적을 받아왔다. 얼마 전에도 한 의원이 박 대표를 찾아가 “의원들을 폭 넓게 만나 정치적 의지와 구상을 밝히면서 유대감을 넓혀야 한다”고 충고했다고 한다. 박 대표가 사적 대화엔 익숙치 못하다는 평 또한 엄존한다.
그런 박 대표가 최근 들어 “다양한 부류의 소속 의원들과 주로 1대1로 만나고 있다”는 게 한 초선 의원의 귀띔이다. 여러 명이 함께 자리했을 경우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인 듯 하다.
박 대표는 상대 의원에게 당 운영에 관한 의문을 듣거나, 당 진로를 놓고 진지한 논의를 한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박 대표의 성격상 ‘나를 도와달라’고 직설적으로 말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대화를 하다 보면 박 대표의 남다른 진정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정복 대표 비서실장은 “대표와 의원의 통상적 만남일 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특정인을 골라가며 만난다는 인상을 줄까 봐 조심하는 눈치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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