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한 채가 5,055억에 낙찰?

법원경매에서 감정가 6,400만원 짜리 아파트가 입찰자의 실수로 5,055억원에 낙찰되는 ‘황당한 사고’가 벌어졌다.

23일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10일 울산지방법원 경매에서 한 입찰자가 최저 매각가인 4,096만원보다 조금 높은 5,055만원을 기재하려다 입찰가액란의 ‘원’ 단위 앞에 ‘만’자를 넣으면서 벌어졌다. ’50,550,000’을 적으려다 ’50,550,000만원’을 적은 것이다.

이번 경매는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이 무려 78만9,843%로 사상 최고에 달했지만 법원의 매각허가 결정이 내려지지 않아 실제 매각은 이뤄지지 않았다. 덕분에 낙찰자는 고스란히 날릴 뻔한 입찰 보증금 409만6,000원을 돌려 받게 됐다.

디지털태인 관계자는 “입찰가에 실수로 ‘0’을 하나 더 붙여 낭패를 보는 경우는 주위에서 종종 볼 수 있다”며 “실수로 인한 낙찰자를 보호하기 위해 입찰가액을 한글로도 쓸 수 있도록 하고, 실수가 명확한 경우에는 낙찰을 무효로 처리한 뒤 차순위자에게 매각을 허가하는 등의 보완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