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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임학의 꽃피어라 남자] <4> 향수도 기분따라 선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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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임학의 꽃피어라 남자] <4> 향수도 기분따라 선택을

입력
2006.02.27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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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준비를 하면서 향수를 뿌릴 때 문득 아버지 생각이 나곤 한다. 어린시절 함께 대중목욕탕에 다닐 때의 추억 한 토막. 목욕 후 아버지가 사주는 콜라를 마시면서 한껏 행복해져서는 탈의실에서 스킨을 바르시는 아버지를 지켜보곤 했다. TV광고에서 거친 인상의 남자가 손에 넘치듯 따라낸 후 얼굴에 탁 뿌리던 스킨. 굉장히 강렬한 향취를 가졌던 그 스킨 냄새는 곧 아버지의 냄새로 각인돼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스킨 하나면 향수가 따로 필요 없던 시절 이야기다.

최근 남성화장품의 공통적 특징은 스킨이나 로션의 향이 아주 옅어진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스킨이 향수 겸용이었지만 요즘은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 향수를 따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것이 배경이다. 남성의 외모를 가꾸는데 있어서 시각적 이미지 뿐만 아니라 후각적 이미지도 중요시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4개의 향수를 구비해놓고 기분에 따라 바꿔 쓴다. 오디세이 선라이즈와 오디세이 레귤러, 불가리 블랙라벨과 롤리타 렘피카 포 맨 등이다. 특히 오디세이 레귤러는 따뜻하고 기분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향이라 저녁시간대에 많이 사용하고, 좀 더 남성적이고 강한 느낌을 주고 싶을 때는 불가리 블랙라벨을 뿌린다. 향을 바꿔 사용하는 것은 마치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꺼내놓는 느낌이어서 사뭇 기분을 띄우는 데도 그만이다.

향수를 고르는 시기는 초저녁이 좋다. 하루 중 후각이 가장 예민해지는 때이다. 일단 향수를 종이 (Blotterㆍ블로터)에 뿌려 알코올이 날아간 뒤에 냄새를 맡아야 제대로 향을 알 수 있다. 적합한 향수를 골랐다고 끝이 아니다.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손, 목 등 체온이 높고 맥이 뛰는 곳에 뿌리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방법. 무릎 안쪽이나 허리 양쪽에 뿌려도 좋다. 향은 위로 올라오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은은한 향이 올라온다. 피부가 민감하다면 넥타이 안쪽이나 옷깃에 살짝 뿌려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아무리 아름다운 향이라도 잘못 사용하면 악취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너무 많은 양을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나쁜 인상을 줄 수 있다. 또 몸에서 나는 악취를 감추기 위해 향수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악취와 향수가 뒤섞여 더 이상한 냄새를 풍기게 된다. 체취를 가리기 위한 향수의 사용은 삼가 해야 한다. 가능하면 스킨이나 로션은 무취이거나 같은 계열이면서 향이 옅은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냄새끼리의 충돌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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