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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두 추기경시대' 맞은 한국가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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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두 추기경시대' 맞은 한국가톨릭

입력
2006.02.27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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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주교회에 또 한 명의 추기경이 탄생한 것은 모두가 함께 축하해 마지 않을 일이다.천주교 전래 220여 년 만에 두 명의 추기경시대를 맞음으로써 이제야 한국 가톨릭의 위상에 걸맞은 대접을 받게 된 기분이다. 딱히 신자가 아니더라도 외국인 선교사의 도움 없이 수많은 박해와 순교를 거치면서 자생적 발전을 이룬 눈물 어린 역사를 생각하면 더더욱 감회가 깊다.

불교계와 개신교 등 다른 종교에서도 축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은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천주교회가 해 온 빛과 소금의 역할은 물론 다른 종교들에 대한 관용과 대화와 화합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추기경은 단순히 그 나라 가톨릭교회 최고지도자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의 정신적ㆍ도덕적ㆍ윤리적 지주이자 상징으로 인정된다. 37년 전 한국인으로는 처음 추기경에 임명된 김수환(84) 추기경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정진석(75) 신임 추기경은 그런 도덕적 상징으로서의 역할을 포함해 이제 한국 가톨릭의 종교적ㆍ정신적 사명과 사회적 역할을 한 단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그런 점에서 정 추기경이 최근 8년간 서울대교구장으로서 교회의 쇄신과 타 종교와의 대화, 사회 참여 등을 강조한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2~65)의 가르침과 정신을 실현하고자 노력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마음 든든하다. 그는 작년 10월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윤리 문제를 비판하면서 “어떠한 생명도 소외돼서는 안 된다는 가톨릭의 기본입장을 분명히 확인합니다. 성당을 몇 개 신설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가톨릭 교회가 해야 하는 시대적ㆍ역사적 임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단언한 바 있다.

그의 사목지침‘옴니버스 옴니아(모든 이에게 모든 것)’는 우리 사회가 도덕성과 윤리를 회복해 화해와 일치로 나아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본다. 다시 한 번 추기경 서임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정신적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잘 해 주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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