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온 현상은 대개 1월 중순에서 2월 초쯤 남해안 일대에서 나타난다. 만주와 시베리아쪽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북서계절풍 때문이다. 바닷물이 북서풍에 의해 먼 바다쪽으로 이동하면 그 빈 공간을 바다 밑의 찬물이 메워 수온이 떨어지게 된다.
올해의 경우 강한 북서풍이 상당 기간 지속된 데다 폭설까지 겹쳐 예년보다 저수온의 강도가 훨씬 세진 것으로 수산 당국은 보고 있다. 실제 여수 지역의 경우 폭설이 내린 이 달 6~8일,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11.8~23.2㎙를 기록하면서 연안 해역의 수온이 평년보다 0.8도 떨어진 5.8도로 관측됐다.
그러나 이 수온은 다소 먼 바다 쪽인 화양면 안포리 연안에서 측정한 것이고, 육지쪽과 가깝고 수심이 얕은 돌산읍 일대 양식장 온도는 4도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눈이 녹으면서 어장이 있는 연안쪽으로 흘러 들어간 것도 저수온 상태를 오래 지속시킨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해양연구팀 김상우 박사는 “북서계절풍이 불 때 기온과 바닷물 온도가 함께 떨어지는데 올해는 그 정도가 유난히 심했다”고 말했다.
여수=안경호 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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