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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女3,000m 계주 올림픽 4연속 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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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女3,000m 계주 올림픽 4연속 金

입력
2006.02.27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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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구타와 파벌 싸움 등으로 지난 2년간 바람잘 날 없던 한국 쇼트트랙이 국민들에게 속죄라도 하는 듯 잇따라 금메달을 선사하며 전 국민의 새벽을 깨우고 있다.

23일(한국시간)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가 열린 팔라벨라 빙상장에 모인 한국인들은 뜨거운 눈물을 훔치고 또 훔치며 연신 태극기를 흔들었다.

여자 3,000m 계수 올림픽 4연패라는 금자탑을 쌓은 진선유(18ㆍ광문고) 변천사(19ㆍ신목고) 전다혜(23ㆍ한국체대) 최은경(22ㆍ한국체대) 등 4명의 태극 낭자는 빙판을 돌며 환호에 답했다. 한국은 금 4개, 은 3개를 휩쓴 쇼트트랙 덕분에 8년 만의 세계 10위권 진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파벌싸움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한국 쇼트트랙이 연일 금메달 사냥에 성공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과학적이고도 체계적인 체력ㆍ기술 훈련을 통해 길러진 세계 최고의 경기력을 갖춘 스케이터라는 점이 꼽힌다.

사실 올림픽 개막전, 대다수 전문가들은 한국 쇼트트랙의 몰락을 예상했다. 대표팀이 학맥, 인맥에 얽혀 2개 파벌로 갈라졌기 때문이다. 심지어 올림픽 개막이 얼마남지 않은 민감한 시기에 ‘상대 파벌 선수의 레이스를 방해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수렁에 빠질 뻔한 한국 쇼트트랙을 구한 것은 바로 선수들의 ‘희생 정신’이었다. 지난 13일 남자 1,500m에서 은메달을 따낸 이호석(20ㆍ경희대)이 대표적인 예다. 선두를 달리던 이호석은 파벌이 다른 안현수(21ㆍ한체대)가 추월을 시도하자 마지막 스퍼트를 포기했다.

“현수 형의 진로를 막으면 금메달이 확실했습니다. 하지만 서로 금메달을 욕심내다 충돌해 넘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 선수끼리 싸우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드릴 수는 없었습니다.” 13년간 올림픽만 바라보고 달려온 이호석이 금메달을 양보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여자 3,000m 계주 우승의 일등공신 변천사(19ㆍ신목고)도 파벌 갈등 때문에 주종목인 1,000m 출전이 좌절됐지만 깨끗이 양보하는 희생 정신을 발휘했다. “은경 언니가 내 몫까지 잘해주길 바랍니다” 파벌 싸움에 멍들긴 했지만 태극전사들의 희생 정신은 세계 최강 한국 쇼트트랙의 맥을 이어가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이상준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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