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날씨처럼 변덕스러운 것이 여심이라고? 아무렴 봄 코트에 비할까. 로맨틱 미니멀리즘이 유행하면서 올 봄 트렌치코트의 변신이 눈부시다. 2~5월 환절기 요긴하게 쓰이는 트렌치코트가 올해는 기본 스타일의 무난함을 벗어 던지고 낭만적이고 우아한 느낌으로 돌아왔다.
군인들이 참호(트렌치)안에서 입던 레인코트라는 기원이 무색하게 러플과 레이스 코사쥬 주름장식 등으로 한껏 섬세한 여성미를 뽐내는 것이 특징이다. 투박한 면 소재 일색에서 벗어나 실크와 린넨, 레이스, 면나일론 합섬 등 공기처럼 가볍고 물 흐르듯 유연한 실루엣을 자랑하는 소재들이 대거 사용됐다. 언뜻 보기엔 코트보다 원피스 드레스처럼 보이는 디자인도 유행의 최전선에 섰다. 색상은 시즌 유행색인 흰색부터 연녹색 분홍색 비취색 등 부드러운 실루엣에 걸맞는 화사함이 강조된다.
변신의 핵심은 X라인의 강조다. 허리를 강조하기 위해 보색계열의 큰 벨트를 착용하거나 같은 소재의 벨트가 부착된 벨티드 코트류들은 코트 자락을 플레어로 재단해 허리선은 잘록하고 밑단은 풍성하게 퍼지는 느낌을 강조했다. 마치 패티코트를 안에 입어 코트 자락을 일부러 부풀린 듯해 보인다.
장식성의 강조도 두드러진다. 깃 부위에 같은 소재의 스카프를 덧대 리본처럼 연출하거나 소매를 리본으로 꼭 여며서 소매에도 흡사 러플을 단 것처럼 보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반소매를 달거나 소매를 7부로 재단하면서 소매 끝에 주름을 잡아 복고적인 느낌을 강조한 것들도 눈에 띈다. 깃 부위에 레이스를 덧대거나 실크로 프릴을 덧댄 것들도 많이 나왔다.
베스띠벨리 디자인실 박성희 실장은 “올해 트렌치코트는 최대한 여성스럽고 글래머러스하게 입는 것이 포인트”라면서 “벨트를 묶을 때는 X라인이 강조되도록 확실히 허리를 졸라매고 하이힐을 매치하거나 앞 여밈을 풀어 입을 때는 느슨한 원피스를 받쳐입어 로맨틱한 감성을 자아내는 등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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