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문경시 마성면 신현리 문경철로자전거. 폐선된 철로를 활용해 지역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킨 대표적인 케이스다.
과거 은성탄광에서 점촌역으로 석탄을 운반하다 폐광돼 잡초만 무성하던 진남역-가은역간 가은선이 문경 최고의 관광코스로 변모했다. 이 코스는 감사원 감사에서도 부존자원을 활용한 특색 있는 관광기반시설을 구축한 모범사례로 선정돼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귀감이 되고 있다.
문경시가 철로자전거를 개발키로 한 것은 2002년 하반기부터. 그동안 왕건세트장과 문경온천 등을 조성했으나 연계된 추가상품 부족으로 관광객이 줄어 새로운 탈출구를 모색하던 때였다.
시는 출향인들에게까지 아이디어를 공모, 미국 등 전세계의 철로자전거 운영사례를 조사한뒤 국내 자전거제조업체와 공동으로 철로자전거를 개발했다.
당시 철도청으로부터 20억원에 폐선을 매입하고 2004년 한해동안 무료시범운행을 마친뒤 지난해 3월29일부터 유상운행에 들어가자 대박이 터졌다. 지난해 9개월간 이용객은 18만1,893명으로 하루평균 654명. 이용수입은 1억5,000만원에 달했다.
여름방학과 주말이면 오전 10시에 표가 동이 났다. 한 문경시공무원은 “서울에서 온 친지가 표를 구해달라고 했지만 들어줄 수 없어 제발 한번만 봐 달라고 되려 사정해야 할 정도였다”고 털어놓았다.
시는 3월부터 요금을 현실화해 이 수익금으로 한 개의 레일 위를 달리는 신형철로자전거를 도입하는 등 한단계 업그레이드 할 계획이다.
지금은 단선철로인데도 일반 열차처럼 2개의 레일 위를 달리다보니 한번 출발하면 되돌아 오기 전까지 다른 팀은 대기해야만 하는 것이 치명적 약점. 신형은 단선철로라도 순환운행 할 수 있어 대기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시는 올해부터 각종 비용을 모두 제하고도 1,600만원 이상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문경시 관계자는 “철로자전거는 엄연한 경영수익사업이라 흑자가 나면 좋지만 적자라도 관광객 유인효과와 이들의 소비지출을 생각하면 문경시 전체로는 흑자를 안겨주는 효자”라고 말했다.
또 올해 4월29∼5월7일까지 열리는 한국전통찻사발축제등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과 중부내륙고속도로의 개통 등으로 지난해 관광객이 10년전에 비해 10배나 되는 400만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문경시는 철로자전거이외 클레이사격장 활공랜드장 석탄박물관 사계절썰매장 등 기존 관광인프라에 29만여평의 영상테마파크를 조성하고 증기기관차탑승 이벤트, 낡은 기차역사와 광원사택단지 복원 등을 통해 웰빙체험관광지로서 자리매김해 나갈 방침이다.
▲ 박인원 문경시장 "지역특화형 발전모델 찾아야"
"지방자치단체가 살아 남기 위해서는 지역의 경제ㆍ사회 ㆍ문화적 환경과 지리적 특성에 맞게 개발해야 합니다."
박인원(69)문경시장은 "다른 사람의 옷이 멋져보인다고 비싼 돈을 주고 사입어도 맵시가 나지 않는다"며 지역 실정에 맞는 고유의 지역특화형 맞춤형 발전모델의 개발이 절실함을 강조했다.
기업체 CEO출신인 박시장은 "문경은 지리적으로 새재라는 걸출한 관광자원을 비롯, 주흘산 조령산 등 명산과 칼슘ㆍ중탄산천과 알칼리성천 등 2가지가 동시에 나오는 양질의 온천수등을 기반으로 관광산업이 꽃을 피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 TV드라마 태조왕건세트장의 성공이후 전국 지자체들이 잇따라 대규모 세트장을 지었다가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은 주변여건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문경의 왕건세트장은 새재라는 명소안에, 새로 짓고 있는 가은읍의 연개소문 세트장은 중부내륙고속도로 문경새재IC에서 10여분 거리에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 또 이곳에서 10분거리에 있는 관광사격장, 철로자전거, 레프팅코스 등이 시너지효과를 거둘수 있어 앞으로도 성공이 이어질 것으로 확신했다.
"50여개의 광산이 문을 닫으면서 쇠락했던 문경은 관광산업으로 어느정도 기반을 마련했다"는 박 시장은 "행정 및 소비지였던 점촌은 편리한 교통망을 기반으로 40여만평의 산업단지를 조성해 지역내 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문경=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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