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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서양 고대 전쟁사 박물관' 그리스·로마 시대 전쟁 '완벽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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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서양 고대 전쟁사 박물관' 그리스·로마 시대 전쟁 '완벽 복원'

입력
2006.02.27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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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고대 전쟁사 박물관

존 워리 지음ㆍ임웅 옮김

르네상스 발행ㆍ2만8,000원

로마를 위시해 서양 고대 세계를 엿보는 취미가 있는 사람에게 ‘서양 고대 전쟁사 박물관’은 눈이 번쩍 뜨일만한 책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를 지낸 그리스 역사가 존 워리는 그리스와 로마의 중요한 전쟁을 시대순으로 차분히 설명하면서, 다른 많은 책들이 모호하게(특히, 과도한 상상력에 의존하는 문학적인 방식으로) 처리하고 넘어간 부분을 전황도까지 그려가며 완벽에 가깝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당시 병사들이 입었던 군복, 군사장비, 무기, 전함, 그리고 공성용 장치 등의 원형을 생동감 있는 그림으로 복원했고, 그 기능까지 자세히 설명한다.

예를 들어 기원전 5, 4세기에 방어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환기 및 보고 듣는 기능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개선된 7가지 형태의 투구를 세밀화로 보여준다.

알렉산더 대에는 물론이고 그 이후까지 그리스 군이 이용했던 전투용 코끼리(그림)는 컬러 화보로 되살아나 모형을 보는 것처럼 생생하다.

책은 기원전 1600년을 전후로 한 그리스의 등장에서 서로마 제국 멸망 이후 몇 세기가 지난 서기 800년에 이르기까지 서양 고전세계의 중심축이었던 그리스, 로마 세계의 전쟁사를 정리하고 있다.

호메로스의 서사시에 등장하는 그리스와 트로이 사이의 트로이 전쟁을 시작으로 서방 세계와 동방 세계가 치른 최초의 세계대전인 페르시아 전쟁, 그리스 내부의 전쟁인 펠로폰네소스 전쟁, 지중해의 명운을 걸고 세 차례에 걸쳐 로마와 카르타고 사이에 치러진 포에니 전쟁,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의 로마 원정,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갈리아인들의 전쟁, 그리고 게르만족의 침입과 서로마 제국의 멸망 등 익히 한 번쯤 들어봤던 전쟁을 망라한다.

서양고대사를 전공한 역자는 ‘전쟁 발발의 정치사회적 메커니즘이 세세하게 언급돼 있지 않’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하면서도, 다른 많은 책들이 전쟁의 상당 부분을 ‘독자의 해석에 맡기는 경향이 있었’는데 비하면 ‘이제까지 보아왔던 전쟁사 관련 책들 중에 최고’라고 찬사를 보냈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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