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4일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차기 유엔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유명환 외교부 차관은 이날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내외신 브리핑을 갖고 “반 장관은 40년에 가까운 외교관 및 행정가 경험을 통해 유엔의 이상과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자질을 키워왔으며 유엔 강화와 개혁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반 장관의 출마를 선언했다.
한승수 전 외교부 장관이 2001∼02년 유엔총회 의장을 겸임한 적은 있지만, 우리나라 인사가 유엔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처음이다. 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사무총장 선출절차가 개시되면 반 장관 출마를 공식 통보할 계획이다.
반 장관은 현재 거론되는 10여명 후보들 중 태국의 수라키앗 사티라타이 부총리와 함께 선두 권에 속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안보리 15개국이 참여하는 유엔사무총장 선거에서는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P5) 중 한 나라라도 반대하는 후보는 무조건 탈락하게 돼 있어 P5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사무총장 선거 시기는 코피 아난 현 총장의 임기가 올해 말 종료되는 만큼 6~7월 또는 9~10월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올 상반기 중 유력 후보들이 추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 장관은 이날 오후 내외신 회견에서 “북한을 포함한 전 유엔 회원국 외교 장관들에게 출마 사실을 통보했다”며 “유엔사무총장에 당선될 경우 북핵 문제 조기해결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반 장관의 유엔사무총장 당선을 위해 공식, 비공식적으로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청와대 김만수 대변인은 “반 장관은 유엔활동에 기여할 것이며 유엔개혁의 적임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과거 유엔사무총장이 선출되는 과정을 감안할 때 차분하게 접근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반 장관의 출마에 대해 “국익을 위한 일”이라며 초당적 지지의사를 밝혔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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