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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교수, 김선종에게 '줄기세포허브 팀장'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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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교수, 김선종에게 '줄기세포허브 팀장' 제안

입력
2006.02.27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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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한국일보가 입수한 김선종 연구원의 진술서는 지난해 12월24일 밤 귀국한 직후 12월25일 자정 무렵 이뤄진 조사 내용이다. 김 연구원은 황우석 교수와 강성근 교수 지시로 논문을 조작한 것은 반성했으며 바꿔치기 혐의는 부인했다. 이는 현재 검찰에서 수사중인 핵심 쟁점이어서 김 연구원의 진술이 얼마나 진실한지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김 연구원에 대한 황 교수의 압박과 회유는 집요했음을 엿볼 수 있다. 황 교수는 지난해 11~12월 정부에 줄기세포가 없음을 알리고 다급하게 줄기세포를 채워넣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황 교수 줄기세포 채워넣기 시도

지난해 11~12월 황 교수는 김 연구원에게 귀국을 종용하며 6개월 내에 줄기세포를 만들려고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연구원은 “12월11일 황 교수가 ‘24일까지 들어와라. 정부와 타협해서 (줄기세포를 만들기까지) 6개월간 시간을 벌어보겠다. 오면 자리를 주겠다’고 했으나 거절했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김 연구원에게 서울대병원 세계줄기세포허브의 팀장 자리를 제안했다.

12월11일은 서울대가 오후 늦게 조사위 가동을 전격 발표한 날로, 조사위 검증을 앞두고 황 교수가 다급히 정부와 타협을 시도하며 김 연구원을 회유한 것이다. 하지만 노성일 이사장이 “복제 줄기세포가 없다”고 폭탄선언(12월15일)을 하자 황 교수는 “줄기세포가 바꿔치기 당했다”(12월16일)며 김 연구원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다.

더욱이 황 교수는 정부와 타협해 줄기세포를 채워넣을 시간을 벌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황 교수는 12월16일 기자회견으로 논문 조작에서 줄기세포 바꿔치기로 국면을 바꾸려 했고, 오명 전 과학기술부총리는 12월22일 정운찬 서울대 총장에게 “조사결과 발표를 늦추라”고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황 교수는 김 연구원에게 11월부터 귀국 종용과 바꿔치기 책임전가를 번갈아 했다. 김 연구원은 “황 교수가 처음엔 전화해서 ‘긴히 할 말도 있고 실험도 그렇고 해서 들어오라’고 했다. 저는 상태가 좋지 않고 해서 ‘미국으로 들어와라’ 했더니 나중에(12월2일) YTN 기자와 안규리, 윤현수 교수가 왔다”고 말했다.

또 김 연구원이 병원에 입원중이던 11월19일 “황 선생이 (내가) 했다는 진술서를 받도록 박종혁 박사에게 전화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황 교수가 YTN 기자와 인터뷰할 때 ‘눈물이 나오면 울어서라도 해라. 진지하게 보이도록 해라’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바꿔치기 의혹

김 연구원은 복제 줄기세포주가 미즈메디 수정란 줄기세포로 둔갑한 것은 자신이 하지도, 알지도 못했다고 부인했다. PD 수첩과의 인터뷰때 2번 줄기세포가 미즈메디 4번으로 나왔다고 해 “깜짝 놀랐다”는 것이다.

조사위가 “(미즈메디 줄기세포 위에 복제배반포의 내부세포덩어리를) 추가로 넣었다면 분명히 2개의 셀 매스(세포덩어리)가 있었을 것”이라며 “배양 중 셀 매스가 2개(로 보이는) 등 이상한 것을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김 연구원은 “보지 못했다”고 부인했다.

김 연구원은 오히려 “2004년 12월까지 미즈메디에서 IVF 셀라인(수정란 줄기세포) 15개가 배양되고 있었다. 그 때 황 교수 학생들이 왔다 갔다 할 때다. 홍소근 강정택 권오서…. 그 이후에 크라이오(냉동보관)되었다”며 황 교수팀 학생들을 의심했다. 또 자신은 “(인큐베이터를) 절대로 열 수 없고 일단 들어가는 아이디 카드가 없다”고 항변했다.

왜 미즈메디 영양세포를 갖고 와서 세포 옮겨심기를 혼자 했느냐는 질문에 김 연구원은 “황 교수 실험실이 왜 줄기세포 영양세포를 사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황 교수가 그렇게(내가 맡아서) 하기를 원했다”고 답했다.

◇2,3번 데이터 조작

김 연구원은 알려진 대로 황 교수, 강 교수의 지시로 4~11번 줄기세포 실험 데이터를 조작했다고 시인했다. 검찰 수사의 쟁점인 2~3번 줄기세포 조작에 대해선 “서울대측에서 조작된 시료를 주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김 연구원은 “DNA지문 분석을 2,3번은 2개씩 받고 4~11번 샘플은 도너(공여자 체세포)만이라 해서 알고 그냥 했다”며 2,3번 시료에 대해선 “아마도 권대기가 도너의 것을 2개씩 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HLA(면역적합성항원 분석)때는 12개가 왔다. 이상하여 강 교수에게 물었다. 강 교수가 말하기를 ‘다 도너 것이다. 핑거프린팅(지문분석) 때와 같이 해달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고 밝혔다.

◇세포주·테라토마 사진 조작

이밖에 세포주·테라토마 사진이 조작됐고 황 교수가 알았다는 진술은 알려진 대로다. 사진 조작에 대해 그는 “저도 책임이 있습니다. 잘못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세포인데도 사진이 같아 문제가 된 세포주 염색 사진에 대해 “그림 작업을 할 때는 2,3번밖에 없었다. 그러나 황 교수가 더 만들라고 이야기했다. 만드는 데 3주 걸린다고 했다. 그래서 저희 병원에 있는 사진을 그냥 썼다. 황 교수도 알았다. 그림을 황 교수에게 보냈고 강 교수에게 전달됐다”고 말했다.

미즈메디병원의 천선혜 연구원이 제1저자로 쓴 다른 논문 속 사진이 2005년 사이언스 논문 사진과 겹친 이유도 일부 드러난다. 김 연구원이 미즈메디에 있는 사진을 그냥 썼고 논문 심사 중 고해상도 사진으로 바꿀 때 천 연구원과 작업을 같이 했다. 천 연구원이 사진 중복에 대해 “한 폴더 안에 사진이 같이 있었다”고 해명했던 것은 이 때문이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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