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모님을 찾는 일은 신중하게 진행하겠다.”
한국계 입양아 출신 토비 도슨(미국ㆍ28)은 동메달을 따냈지만 표정이 그리 밝지 않았다.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개막전 “한국의 부모님을 찾고 싶다”던 자세와는 사뭇 달랐다. 도슨(한국명 김수철)은 “그 동안 친부모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털어 놓았다. 도슨의 실망이 꽤 컸음을 짐작할 수 있다.
남자 모굴 스키가 벌어진 16일(한국시간) 새벽 사우체 디오울룩스. 도슨은 합계 26.30점을 얻어 호주의 데일 베그-스미스(26.77점)와 핀란드 미코 론카이넨(26.62점)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1차 시기에서 6위에 그쳤던 도슨은 2차 시기에서 ‘코르크 720’이라는 공중묘기를 멋지게 성공시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코르크 720은 점프대에서 날아오른 뒤 몸을 옆으로 틀어 지면과 거의 수평을 이룬 상태에서 두 바퀴를 뱅글뱅글 도는 기술이다.
부산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진 도슨은 3살 때 미국인 스키 강사 부부에게 입양됐다. 밤마다 “엄마”를 찾던 도슨은 4살 때 양아버지 마이크 도슨의 손에 이끌려 스키를 타기 시작했다. 도슨은 청소년기에 파란 눈에 노란 머리카락을 갖길 원할 정도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인으로 살면서 한국계 입양아를 위한 캠프에서 상담원으로 일하는 등 ‘뿌리’를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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