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아이들에게 게임을 하지말라고 말렸는데 지금은 거꾸로 게임을 권유하고 있어요.”
‘뮤’와 ‘썬’으로 유명한 온라인 게임업체 웹젠 홍보팀에서 근무하는 한혜승 대리(32ㆍ사진)는 전직이 중학교 국사 선생님이다. 그가 교사에서 게임업체 직원으로 변신한 배경에는 독특한 사연이 있다.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던 그는 어느날 수업시간에 남학생이 열심히 필기하는 모습을 봤다. 이를 기특하게 여겨 학생의 노트를 보니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공략법이 적혀 있었다.
이때부터 아이들의 세계를 모르고서는 가르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그는 게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가 먼저 학생들에게 “너는 무슨 종족하니? 선생님은 저그 종족이야. 나의 무한 히드라로 이겨주마”라고 게임에 대해 아는 척하면 반응이 너무 좋았다.
어설프게 ‘스타크래프트’게임을 시작한 한씨는 지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 탓에 악착같이 연습해 결국은 500승 고지에 오르는 게임고수가 됐다. 수업 후 학교 주변 PC방이나 당구장 등을 돌며 학생들의 귀가를 재촉하던 그는 500승 고지 달성을 계기로 2000년 비주얼랜드라는 게임회사에 입사하게 됐다. 그는 “당시 20대 중반이었던 내가 일생을 걸고 좋아하는 일을 한번 해보고 싶었다”고 회고했다. 이후 2002년 웹젠으로 옮겼고 현재 홍보팀에서 전국민을 상대로 게임을 장려하고 있다.
한씨는 “게임업계에서 일하면서 느낀 가장 큰 즐거움은 자기 삶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내 동호회에서 동료들과 함께 봄, 여름, 가을에는 클레이 사격, 등산, 낚시, 겨울에는 보드를 즐긴다. 그의 여유 있고 자신감 넘치는 생활을 보면 “게임도 인생을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그의 말이 단순한 홍보성 이야기로만 들리지는 않는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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