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는 노무현 대통령 취임 3주년을 맞아 청와대와 중앙 행정부처의 1급 이상 고위공직자 322명의 출신 지역ㆍ고교ㆍ대학, 경력 등을 조사해 지난 1년간의 변화를 분석했다.
이번 조사결과 서울대ㆍ경기고 출신과 수도권 출신의 비율이 지난해에 비해 줄어드는 등 의미있는 변화가 있었다. 본보는 지난해 2월(2월21일자 본보 1ㆍ4면) 고위공직자 3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 있다.
청와대와 중앙부처 1급 이상 고위공직자 322명의 출신 시도는 경남(14.1%) 경북(13.4%), 전남(12.3%) 서울(11.8%) 순이었다. 지난해 조사와 비교하면 2위였던 경남이 1위로 올라섰고 1위였던 서울이 4위로 떨어졌다. 지난해에 비해 서울은 4%, 경남은 1% 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경북은 지난해(11.3%)에 비해 2% 포인트 가량 늘었으며 충남(8.1%)과 충북(5.0%)은 지난해와 비슷했다. 부산(6.2%)은 2% 포인트 증가했고 대구(2.8%)는 1.5% 포인트 떨어졌다. 또 전북(8.1%)과 강원(2.5%)은 지난해보다 각각 1% 포인트 늘었다.
청와대(41명)는 경남과 전남이 각각 9명(각 22.0%)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과 서울이 각각 5명(12.1%)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부산ㆍ경남ㆍ울산과 대구ㆍ경북 등 영남 출신이 총 16명으로 전체의 39%에 달했다. 이밖에 충청은 6명, 강원과 제주는 각각 1명이었다. 지난해에 비해 영남 출신 비율은 5% 포인트 상승했고 수도권 비율은 7% 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검찰청 경찰청 국세청 국정원 등 이른바 빅4(51명)의 경우 서울과 경남, 경북, 전남이 각각 7명(13.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부산이 5명(9.8%), 충남과 충북이 각각 3명이었다. 이들 권력기관에서도 영남권이 전체 51명 가운데 22명을 차지, 43.1%에 달했고 호남은 9명(17.6%)에 그쳤다. 영남권이 322명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37.2%)보다 권력기관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더 컸다.
연령은 50대가 254명으로 전체의 78.9%를 차지했다. 이어 40대가 45명(14.0%), 60세 이상이 23명(7.1%)이었다. 빅4는 50대 41명(80.3%), 40대 7명(13.7%)이었고 청와대는 50대와 40대가 각각 20명(48.8%), 19명(46.3%)씩 이었다.
평균 나이는 53.88세로 지난해(53.97세)와 비슷했으며 빅4의 평균연령은 53.27세였다. 특히 386세대 비서관이 많은 청와대의 평균 나이는 50.66세로 전체 평균나이보다 3세 이상 낮았으며 지난해(51.17세)보다도 더 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자 중 최고령자는 조창현(71) 중앙인사위원장으로 322명 가운데 유일한 70대다. 최연소는 42세의 양정철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 고위직, 외부출신 17% 개방임용 '미미'
1급 이상 고위직 가운데 공무원 출신이 아닌 사람은 55명으로 17.1%를 차지했다.
하지만 청와대를 뺀 일반 부처에선 장ㆍ차관을 제외하고는 외부 출신을 찾기 힘들었다. 참여정부 들어 개방형 공무원의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은 중ㆍ하위직쪽에 쏠려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 고위직 진출이 활발한 비(非) 공무원 분야는 학계와 정치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55명 중 대학 교수 등 학계 출신이 19명(34.5%)으로 가장 많았고, 정당ㆍ정치인이 14명(25.5%)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변호사(8명), 언론인(7명), 시민단체(5명), 기업인(2명) 등의 순이었다. 기업인 출신의 경우 일반 행정부처에서는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 유일했다. 다른 1명은 청와대 소속이었다.
외부 출신이 가장 많은 곳은 단연 청와대였다. 1급 이상 고위직 41명 중 25명(60.9%)이 비 공무원 출신이었다.
이 가운데 학계 출신이 9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정치인과 변호사(각 5명), 언론인(4명), 시민단체(1명), 기업인(1명) 순이었다. 반면 국정원 검찰 경찰 국세청 등 이른바 4대 권력기관에는 비 공무원 출신 1급 이상 간부가 단 1명도 없었다.
청와대를 뺀 일반 행정 부처ㆍ기관의 비 공무원 출신 중에는 정치인이 가장 많았다. 이는 이해찬 총리를 비롯한 상당수 정치인들이 장관을 맡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다음으로는 학계 출신(6명)이었는데 김우식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이 대표적이다. 이어 언론인(3명), 시민단체(3명), 변호사(2명) 출신 등이 있었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 고위공직자 서울대 43%…고려·연세 뒤이어
청와대, 행정부의 1급 이상 고위공직자 322명 가운데 서울대 출신은 이해찬 총리를 비롯, 총 137명(42.5%)으로 가장 많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46.7%(141명)보다는 줄어든 수치다. 참여정부의 ‘균형 인사’ 방침 등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고위 공직자의 출신 대학 분포에서는 서울대에 이어 고려대(36명ㆍ11.1%) 연세대(22명ㆍ6.8%)가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성균관대(19명) 육사(14명) 한양대(13명) 순으로 나타나 대학별 순서는 지난해와 거의 변화가 없었다.
전반적인 서울대 출신의 퇴조경향에도 불구하고, 검찰 경찰 국세청 국정원 등 이른바 4대 권력기관의 고위공직자 51명 중에는 서울대 출신이 31명으로 60.8%를 차지, 평균치를 훨씬 웃돌았다. 서울대 출신으로 사법고시에 합격한 인사들이 검찰 간부 중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신 고교 분포에서는 한덕수 경제부총리 등 경기고 출신이 35(10.9%)명으로 1위를 기록했지만, 지난해(44명ㆍ14.6%)에 비해서는 비중이 줄었다. 고교 편중 현상은 대학별 분포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완화된 셈이다.
서울고는 지난해 14명으로 4위였으나, 이번에는 16명으로 늘어 2위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경북고 광주일고 부산고(각 15명), 경복고 용산고 전주고(각 11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 총리, 이종석 통일부장관 등이 졸업한 용산고는 지난해(10명)에 이어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노무현 대통령의 모교인 부산상고 출신은 윤광웅 국방장관, 오정희 감사원 사무총장 등 4명이었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