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올스타전의 갑작스런 일정 변경에 팬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당초 2005~06 KCC 프로농구 올스타전은 다음달 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한국농구연맹(KBL)은 개최를 불과 보름 앞둔 13일 오후 28일 오후 3시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KBS가 2006 독일월드컵 ‘D-100’일인 3월1일에는 월드컵 특집 방송으로 올스타전 중계가 불가능하다며 KBL에 날짜 변경을 요청한 데 따른 것. KBL은 축구대표팀의 A매치까지 겹쳐 올스타전 홍보에 어려움이 예상돼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타이틀 스폰서인 KCC의 지상파 노출 요구도 한 몫을 했다. 스포츠 마케팅사 IB스포츠의 프로농구 중계권 독점으로 올 시즌 지상파 중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스폰서 비용이 깎일 위기에 처한 KBL이 올스타전의 지상파 중계 성사에 사활을 건 것. KBL 측은 “경기장을 찾는 관중도 소중하지만 지상파 중계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올스타전을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스타전이 공휴일에서 평일 오후로 옮겨지는 바람에 올스타전을 직접 지켜볼 기회를 박탈당한 팬들은 KBL 게시판에 수백건의 글을 올리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올스타전이 팬들을 위한 것인가, 협회의 이익을 위한 것인가” “평일 오후 중계가 농구 저변 확대에 무슨 도움이 되는가” 등 비난 글이 잇따랐고, 올스타전을 아예 보이코트하자는 릴레이 서명 운동까지 벌어졌다.
게다가 KBL이 “비판을 한다면 달게 받겠지만 올스타전 보이코트 릴레이라는 제목으로는 불가하다”며 관련 글을 삭제하자 팬들은 KBS 게시판으로 옮겨가 이를 계속하고 있다.
처음부터 월드컵이라는 대사를 고려하지 않은 채 올스타전 일정을 잡고, 관중보다 수익을 우선시해 방송사 사정에 끌려 다니는 KBL의 행태에 팬들은 “이제는 농구를 보지 않겠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내고 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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