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주권 정부 출범을 앞두고 지난해 12월 총선에서 승리한 시아파와 수니파, 쿠르드족간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정국 주도권을 놓고 이라크에서 종파간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22일 오전 6시55분께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95㎞ 떨어진 사마라 지역 아스카리야 사원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 황금 돔이 파괴됐다. 이날 폭발로 희생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스카리야 사원은 이슬람 창시자 마호메트의 직계 혈통을 잇는 10대 이맘(이슬람 종교지도자)인 알리 알 하디와 11대 이맘인 하산 알 아스카리가 묻혀 있는 곳으로 시아파 무슬림의 최고 성지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라크 경찰은 “군인 복장을 한 남자 등 4명이 사원에 침입해 2개의 폭탄을 터뜨렸으며 용의자를 체포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폭탄 테러는 알 카에다와 같은 수니파 과격 집단에 의해 저질러졌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폭발 이후 분노한 시아파 수 천명이 사원 주변과 바그다드 등에서 규탄 시위를 벌였으며, 전국 29곳의 수니파 사원을 공격해 6명이 숨졌다. 특히 수니파의 종교 지도자인 칼릴 알 둘라이미가 시아파측으로 추정되는 세력의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바스라 지역에선 양측간 총격전이 벌어지고 수니파 사원이 불타는 등 전국에서 종파간 무력 충돌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시아파 최고 정신적 지도자인 알리 알 시스타니는 수니파에 대한 공격을 금지하고 7일간 추모기간을 갖도록 지시했다.
황양준 기자 naiger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