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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TV보다 재밌어요"

입력
2006.02.27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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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어요.”

한국일보와 서울대 자연과학대가 공동주최하고 삼성전자가 협찬하는 ‘청소년을 위한 자연과학 공개 강연’이 21일 서울대 문화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초ㆍ중ㆍ고생과 학부모, 교사 등 2,000여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열 두 해 동안 그래왔듯이 올해에도 참석자들은 이구동성 “과학에 대해 새롭게 눈을 떴다”고 말했다.

강사의 말에 귀를 쫑긋 세운 채 연단을 바라보던 학생들의 눈이 갑자기 휘둥그래졌다. 손끝이 움직임에 따라 화상이 여기저기서 펼쳐지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한 장면이 스크린에 펼쳐졌다.

‘지금 당신의 손 끝에 무엇이 있습니까?’라는 주제로 강연을 시작한 유진녕 LG화학 기술연구원장은 “영화에서처럼 구부릴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기술은 머리카락 10만분의 1 굵기인 나노 소재를 통해 가능하다”며 “우리 생활을 변화시키는 과학은 바로 내일을 여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보화 시대를 뒷받침하는 현대 수학’에 대해 강연한 박형주 고등과학원 계산과학부 교수는 “수학의 알고리즘 덕분에 박지성 선수의 경기 모습을 안방에서 고화질 TV로 선명하게 볼 수 있다”며 “큰 용량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압축해 전달하는데 수학적 원리가 숨겨져 있다”고 설명했다.

참석한 학생들은 강사의 설명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도 모르게 점점 과학의 신비로운 세계로 빠져들었다. 반 친구들과 함께 강연장을 찾은 강규리(15ㆍ서울 신명중2)양은 “평소 과학 도서를 즐겨 보지만 우리 생활 속에서 과학 기술이 이렇게 많이 쓰이는지 미처 몰랐다”며 흥분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장래 천문학자가 꿈이라는 김현민(12ㆍ서울 둔촌초등5)군은 “TV에서 보았던 것보다 훨씬 실감난다”며 옆에서 거들었다. 전자분야에 관심이 많은 성화성(18ㆍ대구 능인고3)군은 “아직 대학 진로를 정하지 못했는데 오늘 강연내용이 앞으로 학과 선택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서울대 초청으로 경북 영덕지역 고등학생 30명이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박미진(17ㆍ영해여자정보고2)양은 “오전6시에 출발하느라 어젯밤부터 잠을 설쳤지만 강연이 재미있어 전혀 피곤한 줄 모르겠다”며 “평소 관심이 많은 IT분야는 물론 과학 전반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1994년 시작해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22일까지 계속된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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