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인8색의 당권 레이스를 벌여온 열린우리당 전당대회 후보들이 결전(18일)을 목전에 두고 마지막 필살기를 가다듬고 있다.
선두를 달리는 정동영 후보나 하위권 후보나 예외가 없다. 20%를 웃도는 부동표, 1인2표제에 맞춘 배제투표 향배 등 판세를 뒤엎을 변수가 여전히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후보들은 공통적으로 배제투표로 경쟁자 밀어내기, 연대후보의 2번 표 업기 등 1인2표제에 근거한 합종연횡에 남은 힘을 쏟고 있다. 동시에 7분의 현장 유세에서 부동표와 2번 표를 휘어잡을 수 있는 메시지를 찾기 위해 부심 중이다.
3,4위 다툼을 벌이는 김두관ㆍ김부겸ㆍ김영춘ㆍ김혁규ㆍ임종석 후보 등은 정동영, 김근태 후보 지지자의 2번 표를 얻는데 그야말로 사활을 걸고 있다. 이들 중 누가 지도부에 진입하느냐는 ‘누가 가장 많은 2번 표를 얻느냐’로 결정 난다고 할 수 있다.
13일 김혁규 후보측 여론조사도 이를 뒷받침한다. 3위부터의 순위는 정동영ㆍ김근태 후보 지지자들이 준 2순위표 숫자와 정확히 일치했다.
앞으로의 유동성은 더 커 보인다. 이 조사에 따르면 정 후보 지지자의 30%가 김근태 후보를, 김근태 후보 지지자의 20%가 정 후보를 2순위로 지지하고 있다. 만약 정, 김 후보가 각각 상대방에 대한 배제투표를 강행할 경우 중위권 후보들은 하기에 따라 상당한 반사이득을 얻을 수 있다.
김두관 후보는 현재 50% 정도 확보한 것으로 여겨지는 김근태 후보의 2번 표를 80% 이상 끌어들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부겸 후보측은 같은 TK출신인 유시민 복지부 장관을 대척점으로 ‘영남의 차세대 주자’ 이미지를 부각시켜 2번 표를 폭 넓게 모으겠다는 복안이다. 김혁규 후보도 확보율이 20%를 밑도는 것으로 파악된 정 후보의 2번 표를 50% 이상 흡수하는 게 당락은 물론 3위 입성의 관건으로 본다. 임 후보는 계파를 초월해 전체의 50%를 상회하는 호남출신 대의원의 2번 표를 겨냥하고 있다.
반면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정 후보는 현장 연설에서 “당을 확 바꾸겠다”는 여당 개조론을 집중 강조하기로 했다. 한 측근은 “김근태 후보와의 격차가 이미 상당히 벌어진 이상 네거티브보다는 여당의 자존심을 강조하는 포지티브 전략이 부동 층을 끌어안겠다”고 말했다.
추격자인 김근태 후보측은 “이변을 연출해내지 않으면 무조건 진다”며 “대의원의 눈물샘과 마음을 자극할 감동적 연설로 부동층을 잡겠다”고 말했다. “김근태가 살아 온 인생을 볼 때 여러분의 한 표는 받을 자격이 있지 않느냐”는 호소도 있을 것이란 전언이다.
이동국 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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