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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용 이어폰 세계1위 (주)크레신 이종배 회장/ "전직원이 뭉쳤더니 일류에 꽂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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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용 이어폰 세계1위 (주)크레신 이종배 회장/ "전직원이 뭉쳤더니 일류에 꽂히더군요"

입력
2006.02.27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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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배(49) 회장은 제품 무게 16g에 불과한 이어폰 하나로 중소기업인 ㈜크레신을 이 분야 세계 1위로 끌어올린 최고경영자(CEO)다. 이 회사의 이어폰은 삼성전자 LG전자 모토로라 등에 공급된다.

현재 전세계에서 사용되는 휴대폰용 이어폰 3개중 한 개는 바로 크레신 제품이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크레신은 삼성전자로부터 원가혁신부문 금상(2004년)을 받은 데 이어 최근 산업자원부가 선정한 세계 일류상품으로 지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 회장은 “아직 쉰도 안됐는데 회장 소리 듣는 게 부담스럽다. 현장 CEO로 남고 싶다”고 말한다. 이 회장도 오늘이 있기까지 인고의 시절을 겪었다. 경북 김천에서 레코드칩(전축 바늘) 제조 공장을 하는 부친의 2남 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1974년 고2 때 부친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학업과 사업을 병행해야 하는 가시밭길을 걷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회사를 맡아 운영하던 6촌 형님과 어머니를 돕기 위해 대학도 일부러 야간대로 옮겼다.

이 회장은 79년 레코드칩에 이어 적지않은 자금을 쏟아 붓고 카트리지 사업 등에 뛰어들었으나, 결과는 참담한 실패였다. 레코드칩은 이미 사양산업에 접어든 상태였고, 카트리지는 경험 부족이 원인이었다.

그러나 소니 워크맨이 세계적으로 히트를 치는 것에 착안, 81년 이어폰 제조업에 손을 대면서 빛을 찾아 나갔다. 착실히 기술을 쌓던 그는 일본 마쓰시타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납품하면서 ‘대박’의 기반을 닦게 됐다.

이 회장이 당시 40%에 달했던 불량률을 줄이기 위해 꼬박 두 달 동안 사무실에서 쪽잠을 자며 제품 개발에 힘썼던 일화는 아직도 직원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이 회장은 “제조업을 하는 중소기업은 이제 기술력과 품질, 가격 경쟁력은 물론 디자인 혁신까지 필요하다“며 “크레신 이어폰이 세계시장에서 인정 받게 된 것도 1,500명 전직원이 각고의 노력을 했기에 가능 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타고난 부지런함과 끈질긴 집념은 지금도 여전하다. 제품 개발 때면 팀원들과 함께 연구실에서 밤을 지샌다. 또 현장 경영을 중시해 중국과 인도네시아, 일본, 홍콩 등 4개 지역에 있는 공장과 지사를 다니느라 일년의 절반은 해외 출장으로 보낸다.

크레신의 사세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핸드폰에 장착되는 카메라 모듈 등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면서 2004년 2,300억이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3,000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6,500억원으로 100% 이상의 고속 성장이 예상된다.

이 회장은 중소기업은 특화 상품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나름의 경영 철학을 갖고 있다. 따라서 대기업들이 하는 휴대폰이나 MP3 같은 분야 대신 크레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크레신만이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디자인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록 중소기업이지만 “외국의 다국적 기업을 능가하는 명품 브랜드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뜻이다. 이 회장은 “직원들에게 약속한 ‘2010-1020’(2010년 매출 1조200억원 달성) 프로젝트를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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