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사진)이 17일 1년 만에 노무현 대통령 곁을 떠난다.
이화여대 교수를 지내다 지난해 2월17일 청와대 수석으로 임명됐던 조 수석은 다시 교단으로 돌아간다. 조 수석의 후임은 언론인 출신인 이백만 국정홍보처 차장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 시절 언론개혁을 외쳤던 조 수석은 지난 1년 동안 보수 언론을 거침없이 공격하는 등 항상 논란과 화제의 중심에 있어 왔다.
그래서인지 조 수석은 15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띄운 고별사에서 “그 동안 청와대와 국민 사이의 거대한 유리벽을 제거하는 데 역점을 둬왔다”면서 “내가 떠나면 청와대는 물론 나라가 조용해질 것 같아 한편으로 기쁘다”고 소회를 밝혔다.
조 수석은 “청와대와 국민 사이에 벽을 쌓은 일부 언론과 엘리트 집단에 대해 온 몸을 던져 항거해 많이 깨지기도 하고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지난 연말 노 대통령에 사의를 표명했으나 몇몇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느라 퇴임 일자가 늦어졌다. 노 대통령은 처음에 사의 표명을 전해 듣고 극구 만류했으나 조 수석이 “미국 유학중인 두 아들의 진학을 도와야겠다”고 말하자 “보내자니 아깝고 붙잡자니 미안하다”며 사의를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조 수석은 대외적으로는 참여정부의 전도사 역할을 했지만 대내적으로는 노 대통령에 직언을 하는 소신파로 알려져 있다. 민생현장 방문을 정치쇼로 판단, 거부감을 갖고 있던 노 대통령을 끈질기게 설득, 최근 현장 방문을 자주 하게 한 사람도 조 수석이다.
하지만 조 수석은 여권 내부에서도 “너무 튄다”는 지적을 받을 정도로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발언들을 해왔다. 대연정 논란 때도 조 수석은 “국민들은 아직도 독재시대의 문화에 빠져있다”고 말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조 수석은 “초기에는 청와대 춘추관 기자들과 치열하게 싸우기도 했으나 어느 새 정이 들어 떠나자니 아쉽다”고 말했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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