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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자치의회 시작부터 암초

입력
2006.02.27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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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反)이스라엘 무장저항단체 하마스가 이끄는 팔레스타인 새 자치의회가 공식 출범하고 나서자 이스라엘이 곧바로 경제 제재 조치에 나서면서 팔레스타인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스라엘은 19일 각료회의를 열어 만장일치로 팔레스타인 고립을 위한 제재 조치를 공식 승인했다.

제재 조치는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사이의 통행을 전면 금지하는 한편 팔레스타인 근로자 및 물품의 이동을 막고 매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보냈던 5,000만~5,500만 달러에 달하는 세수를 포함한 자금이체를 중단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자금은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가 고용한 수 만 명의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봉급의 상당수를 차지해왔다.

이스라엘은 또 국제사회에도 지원을 보류할 것을 촉구하며 하마스가 이끄는 팔레스타인을 압박하고 나섰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대행은 이날 장관들에게 “하마스 의회 출범은 팔레스타인이 테러 집단으로 돌아섰음을 의미한다”며 “민간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은 계속되겠지만, 테러리스트와는 어떠한 접촉도 대화도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이스라엘의 강경 조치는 하마스가 새로운 의회 출범시키면서 폭력을 포기하지 않고 이스라엘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기존 강경 입장을 재천명했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의해 지난달 25일 새로 뽑힌 의원들은 18일 라말라에 있는 정부 청사에 모여 기도문 낭독으로 취임선서를 완료했다. 전체 132명 의원 가운데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 등 48명은 이스라엘의 통행금지 조치 때문에 라말라로 오지 못한 채 가자지구에서 비디오 중계를 통해 선서했다. 하마스 소속 의원 중 일부는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돼 있는 동료 의원들을 대신해 그들의 사진을 들고 참석하기도 했다.

이날 의회에서 총선에서 패배한 파타당 소속의 압바스 수반은 “하마스가 평화협정 틀 안에서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이어나가길 바란다”고 강조한 뒤 “팔레스타인이 오랜 기간 추진해온 힘겨운 노력이 결실을 맺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마스 대변인인 사미 아부 주흐리는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에서 철수하지 않는 한 우리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못박았다. 하마스는 19일 하니야를 차기 총리를 공식 임명했으며 이스라엘이 먼저 철수를 하지 않을 경우 기존 입장을 바꿀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총리로 임명된 하니야는 20일부터 파타당을 포함한 팔레스타인의 모든 정파들과 접촉하며 3주안에 새로운 내각을 구성할 예정이다. 지난 총선에서 전체 의석의 56%(74석)를 차지한 만큼 하마스는 자신들을 지지하는 인사를 새 내각에 대거 등용할 예정이다. 이 경우 이스라엘의 제재는 더욱 강해질 수 있고 압바스 수반측과도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새로 구성될 내각이 기존 강경입장을 고수하면서 압바스 수반의 평화정책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최악의 경우 수반은 총리를 해임하고 의회에 새 내각 구성을 요청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신영 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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