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작품에 투자하는 ‘아트펀드’(Art Fund)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기관이 투자금을 모아 우량기업의 주식 등 유망한 투자처에 투자하는 일반 펀드처럼 아트펀드는 유망한 그림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박수근, 천경자 등 수억 원을 넘나드는 작가들의 작품을 펀드 자금으로 사들인 뒤 전시회 등에 대여해주며 돈을 벌고 작품 가격이 더 뛰면 되팔아 돈을 남기는 식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이름조차 생소하지만 미국과 영국에서는 이미 대규모의 아트펀드가 운용되고 있다. 일반인의 미술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고 경매에서도 자꾸 최고가가 경신되는 등 그림 값이 꾸준히 오르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8일 국내 처음으로 아트펀드 설명회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잠재적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투자 차원의 행사였다. 행사에 참석한 영국의 유명 투자펀드 ‘파인아트펀드’ 필립 호프먼 대표는 “그림 투자는 돈이 많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때만 하는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지난 25년 동안 미술품 투자의 수익률(연평균 8~13%)은 매우 높았지만 실패할 위험도 크다”고 조언했다. 파인아트펀드의 경우 1인당 최소 가입금액은 25만달러(2억5,000만원), 총 모집금액은 1억 달러(1,000억원)에 만기는 10년이다.
하지만 아트펀드가 도입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아직 금융당국의 허가가 나지 않은데다 고가 미술품에 대한 세금 문제, 미술품의 특성상 운용기간이 최소 3년이상이 돼야 한다는 점 등이 제약요건이다. 서진수 강남대 교수는 “아트펀드가 도입되기 위해선 먼저 미술품 가격의 투명성과 세금 체계가 명확해져야 한다”며 “우리나라에도 미술애호가들이 늘고 있는 만큼 3년 내에는 아트펀드가 도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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